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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회의」 7시간 유엔총회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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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유엔본부=김영희 특파원】중공의 「유엔」대표권을 가름한 25일 밤(현지시간)의 「유엔」총회는 장장 7시간의 「마라톤」회의였다.
회의가 시작되기 전 미국측은 이미 대세가 기울어진 낌새를 채고 「사우디아라비아」의 「바루」대표를 통해 중국대표도 토의를 하루 연기하자는 동의안을 제출했다.
표결을 하루 연기해놓고 그 동안 다시 득표공작을 벌이자는 속셈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시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제안이 찬성 53, 반대 56, 기권 19표로 부결됨으로써 미국은 이날의 연이은 표결에서 패배의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는 회의장의 분위기를 한층 더 「알바니아」안 지지로 기울게 하여 미국이 전술적으로 실수를 저지른 결과가 됐다.
미국은 이어 역 중요사항 지정안 표결에 우선권을 주자는 동의를 제출, 이것이 가결됨으로써 잠시한숨을 돌린 듯 했다.
그러나 곧 이어 표결된 역 중요사항 지정안이 또 다시 부결, 사실상 「알바니아」안의 통과가 확정적으로 돼버렸다.
「브쉬」미국대표는 「알바니아」안에서 중공가입과 중화민국 축출을 분리 표결할 것과 중화민국 축출부분을 제외하자는 긴급 동의를 제출, 기울어진 대세를 만회하려고 안간힘을 다했으나 두 가지 모두 의장직권으로 기각되어 버렸다.
이날 7시간 동안에 있었던 다섯 차례의 표결 중 미국안이 승리한 것은 역 중요사항 지정선의안 하나뿐. 미국은 관례적으로 기권해 오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까지 동원, 표결에 참가시켰으나 워낙 대세가 기울어 돌이킬 수 없었다.
더우기 미국안을 지지할 것으로 보이던 「타이」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스페인」등의 태도 표변은 미국의 패세가 만회할 수 없는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주었다.
일례로는 이날 아침 「코만」 「타이」외상이 회의장에 분위기를 살펴본 뒤 기권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미국지지 국가들의 태도표변은 아침 「키신저」지사가 북평에 찾아가 미·중공 관계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판에 중공행 「버스」를 자기네만 놓칠 수 없다는 앞으로의 대 중공관계를 염두해 둔 행동으로 풀이된다.
「알바니아」안의 가결로 중공가입이 확정되자 방청석까지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찬 회의장은 흥분에 휩싸여 일제히 기립, 마치 3·3·7박수를 연상시키는 「리드미컬」한 박수가 장내를 메웠다.
이날의 표결결과로 「유엔·로비」에서는 성급하게 중공의 대표파견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주「캐나다」대사인 황화가 「유엔」대표로 올 것이라는 추측도 있으나 이는 억측에 그칠 것 같다.
한편 지금까지 미·소 양대국에 의해 지배돼오던 「유엔」안의 세력판도가 중공의 가입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이는데 중공이 아아지역의 제3세력을 「리드」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스·모겐도」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중공이 「유엔」에서 「골목대장」노릇에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안>찬성국(55)
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 바레인 바베이도즈 볼리비아 브라질 중앙아프리카 차드 자유중국 콜롬비아 콩고(킨샤사) 코스타리카 다오메 도미니카 엘살바도르 피지 가봉 잠비아 가나 그리스 과테말라 아이티 온두라스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아이버리코스트 자메이카 일본 요르단 크메르 레바논 레소토 리베리아 룩셈부르크 말라가쉬 말라위 모리셔스 멕시코 뉴질랜드 니카라과 니제르파나마 파라과이 필리핀 포르투갈 루안다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 스페인 솨질랜드 타일랜드 미국 오트볼타 우루과이 베네쉘라
◇반대국(59)
아프가니스탄 알바니아 알제리 부탄 불가리아 버마 부룬디 백러시아 카메룬 캐나다 설론 칠레 쿠바 체코 덴마크 에콰도르 이집트 적도기니 이디오피아 핀란드 프랑스 가이아나 헝가리 아이슬란드 인도 이라크 에이레 케냐 쿠웨이트 리비아 말레이지아 말리 모리타니 몽고 네팔 나이지리아 노르웨이 파키스탄 예멘 콩고(브라자빌) 페루 폴란드 루마니아 시에라리온 싱가포르 소말리아 수단 스웨덴 시리아 트바고 우간다 우크라이나 소련 영국 탄자니아 남예멘 유고 잼비아 기니
◇기권국(15)
오스트리아 벨기에 보츠와나 키프로스 이란 이탈리아 라오스 말타 모로코 네덜란드 카타르 세네갈 토고 튀니지 터키
◇불참국(2)
맬다이브 오만

<알바니아안>찬성국(76)
아프카니스탄 알바니아 알제리 오스트리아 벨기에 부탄 보츠와나 불가리아 버마 부룬디 러시아 카메룬 캐나다 실론 칠레 쿠바 체코 덴마크 에콰도르 이집트 적도기니 이디오피아 핀란드 프랑스 가나 기니 가이아나 헝가리 아이슬란드 인도 이란 이라크 에이레 이스라엘 이탈리아 케냐 쿠웨이트 라오스 리비아 말레이지아 말리 모리타니 멕시코 몽고 모로코 네팔 네덜란드 나이지리아 노르웨이 파키스탄 에멘 콩고(브라자빌) 페루 폴란드 포르투갈 루마니아 루안다 세네갈 시에라리온 싱가포르 소말리아 수단 스웨덴 시리아 토고토바고 튀니지 터키 우간다 우크라이나 소련 영국 탄자니아 남예멘 유고 잼비아
◇반대국(35)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중앙아프리카 차드 콩고(긴샤사) 코스타리카 다오메 도미니카 엘살바도르 가봉 잼비아 과테말라 아이티 온두라스 아이버리코스트 일본 크메르 레소트리베리아 말라가쉬 말라위말타 뉴질랜드 니카라과 알제리 파라과이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 솨질랜드 미국 오트볼타 우루과이 베네쉘라 볼리비아
◇기권국(17)
아르헨티나 바레인 바베이도즈 콜롬비아 키프로스 인도네시아 자메이카 요르단 레바논 룩셈부르크 모리셔스 파나마 카타르 스페인 타일랜드
◇불참국(4)
자유중국 도미니카 맬다이브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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