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BBC와 인터뷰 … "김정은 신뢰할 수 없지만 대화 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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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신뢰할 수는 없다. 약속, 말을 한 것이 어떻게 될지 예측을 할 수가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북한이 하고 있는 행동이 굉장히 실망스럽다. 약속을 다 지키지 않으니까…”라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의 인터뷰는 출국 전인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이뤄졌고 4일(이하 현지시간) 방송됐다.

 이날 발언은 하루 전인 3일 프랑스 일간지인 르피가로가 보도한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던 것보다는 다소 강경했다는 평가다.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는 BBC 인터뷰 하루 뒤인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BBC와 인터뷰에서 “(북한과 김정은을) 신뢰할 수는 없지만, 이제 우리는 포기하고 이런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지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놓고 설득하고 또 어떤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화를 하되 어떤 원칙을 갖고 한다는 것이고, 또 대화의 문은 열어놨지만 만약에 어떤 도발을 하거나 지난번 같은 연평도나 이런 일이 있다면 우리는 정말로 단호하게 가차없이 도발에 대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이은 유럽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온 북한 관련 발언에 대해 북한은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북한 노동신문은 4일 “남조선 당국이 대북정책으로 들고 나온 신뢰 프로세스는 동족에 대한 적대적 관점과 체제대결적 기도를 그대로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 사무특별대표가 4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우 특별대표는 최근 미국 방문 결과를 토대로 북측과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대일 관계에 대해 “그런(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하나도 해결이 안 된 상태에서 일본이 거기에 대해 ‘우리는 전혀 하나도 변경할 생각이 없다’는 상황에서 (한·일) 정상이 만나서 일본이 역사인식에 대해 일부 지도자들이 계속 앞으로도 그렇게 얘기를 해나갈 때 정상회담은 안 하느니 못하다”며 “(일본 지도자들이) ‘우리는 잘못된 것도 없고 사과할 생각도 없고’, 고통받는 분들을 계속 모욕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뭐가 하나도 될 수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파리=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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