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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군만 데리고 성묘 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박정희 대통령은 한글날인 9일 박종규 경호실장과 영식 지만군(12)만을 데리고 선산군 구미읍 상모리에 있는 선영을 다녀왔다.
이날 상오 10시30분쯤 자동차 편으로 서울을 떠난 박대통령은 성묘를 한 뒤 와병중인 그의 형님 동희 옹(77)을 문병하고 동네 사람들과도 만나 『풍년이라고 만족하지 말고 특수작물을 많이 심도록 하라』고 당부.
박대통령은 귀경하는 김에 옥산 정류장에서 차를 멈추고 밤참을 들던 직원·인부들과 소주를 나누며 잠시 얘기를 나누기도.
사흘째 공전한 11일 국회 본회의에는 신민당에서 조홍래 의원 등 10명, 공화당에선 장승대 의원, 무소속에서 김재춘 의원 등 12명만이 참석.
공화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국회에 나왔다가 본회의장에는 발도 들여놓지 않고 『사무나 봐야겠다』면서 되돌아갔으며 여야 운영위원들은 총무회담을 지켜보며 위원장 방에서 한가롭게 바둑만 두고 있었고….
이 시간 의장 실에서 열린 총무회담에선 『의원 조사 사건을 그대로 넘기면 예산을 깎았다 해서 정부가 의원을 조사하는 사건도 나지 않겠느냐』(김재광 신민당 총무) 『예산 국회가 40일 동안 한일은 대정부 질문뿐이었으니 이젠 예산이나 다루자』(현오봉 총무)로 입씨름만 계속했다.
김종필 국무총리가 「이란」 건국 2천5백 주년 행사에 참석키 위해 떠나는 11일 김포공항에는 여야 의원·주한외교 사절 등 3백 여명의 출영객이 붐볐다.
공화당에서는 길전식 사무총장·민병권 중앙위의장 및 김형욱·최영희 의원 등 30명 가까운 의원과 윤천주·신윤창·이영근씨가 나왔으며 야당 의원으로서는 정운갑씨의 모습이 보였다.
『공무원들은 누구도 출영 나오지 말라』는 김 총리의 지시에 김용식 외무·서일교 총무처장관과 양탁식 서울시장만이 출영했는데 김 총리는 국회의 질문 공세를 뒤로 미루고 떠나는 탓인지 최근 문제엔 입을 다물었다.
외제 차량 관세 포탈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국회 재경위 7인 소위는 구성 된지 보름이 가깝도록 첫 모임조차 못 열고 유야무야 될 판.
공화당 의원들은 이 소위에 처음부터 소극적이었는데 추예안 예심·공화당의 10·2 파동 때문에 늦춘 것이 소위 위원장으로 예정됐던 현오봉 의원이 공화당 원내총무가 되어 위원을 교체해야 할 형편인데다 여야 간사인 이우현 이종남 의원까지 외유 길에 올라 첫 모임이 무기 연기.
특히 끝까지 비밀에 붙였다가 김포공항에서 느닷없이 중국 쌍십절 행사에 참가하는 백두진 국회의장과 합류한 두 이 의원은 대만 초청이 별도 「케이스」여서 의장 수행원이라고 볼 수도 없고 안볼 수도 묘한 입장이란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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