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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화하는 「그리니지·빌리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미국「뉴요크」시 예술인 피난처였던「그리니지·빌리지」가 알거지, 마약 「알콜」중독자의 소굴로 바뀌고 있어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없는 황량한 마을로 바뀌고 있다.
「그리니지·빌리지」라면 「뉴요크」의 「허드슨」강과 「이스트」강 사이에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이 일천한 전통 속에서도 미국이 그나마 자랑할 수 있는 예술가 작가들이 그들의 가난한 젊은 날을 보낸, 미국인들의 마음의 고향.
「히피」의 물결이 한창일 때 순수한 대학생들과 중산충의 이상주의자들은 그들의 이상향「그리니지·빌리지」로 쇄도, 인근 「이스트·빌리지」에까지 몰려들었었다.
그러나 최근 「히피」의 열이 차차 식어감에 따라 이들은 자리를 뜨는 대신 저소득층 출신의 무식꾼들이나 「알콜」과 마약중독자들이 발을 들여놓기 시작, 예술의 온상이 악의 온상으로 바뀌고 있어 뜻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증오와 사악뿐이다. 그들의 눈에서 사랑의 눈길은 사라진지 오래다』-지난 2, 3년 동안 복음전도 활동을 해온 한 여인의 독백이다.
젊은이들의 애교로도 보아 넘길 수 있는 잡화상도난사건은 줄고 있으나 총이나 칼 등 흉기를 휴대한 강도사건 등 흉악범은 지난 반년 동안 과거 같은 기간의 두 배로 급증했다.
「그리니지·빌리지」에 살고있는 10대의 대부분이 고아원이나 양육소 출신으로서 비정과 범죄에 접근되기 쉽고 어린 나이 때문에 자활능력이 없다는 것이 큰 원인이다.
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또 한가지 유혹은 「헤로인」 등 마약. 물론 전에도「그리니지·빌리지」와 마약이 무관한 것은 아니었지만 「고참」마약중독자의 말대로 『지난날은 평화로 왔지만 지금은 생지옥』이다. 「그리니지·빌리지」는 「이탈리아」출신, 「이스트·빌리지」에는 「푸에르토리코」출신 등 청소년들의 마약중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곳 청소년들은 대부분 범죄기록과 마약중독기록을 겸비하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의견이다.
낭만과 자연과 웃음으로 충만했던「그리지니·빌리지」의 밤도 죽어가고 있다. 중산층의 고객이 기웃거리던 「쇼윈도」도 문을 닫아가고 있다. 『몇 년 후 다시 돌아와 보면 범죄가 들끓는 다른「뉴요크」시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어질 것』 이라는 것이 이곳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우려이다.
「블루·진」바지, 「티·샤쓰」잇솔 등속을 아무렇게나 쑤셔 넣은「백」만을 든 청소년들밖에 찾아드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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