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으로 풀어보는 관절질환] O자형 다리 무릎 통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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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에 사는 주부 강모(62)씨는 겨울이 두렵다. 따뜻한 봄이나 여름에는 참을 만하던 무릎 통증이 찬바람이 불면 심해져서다. 특히 그녀는 O자형 다리여서 허리까지 굽는 것 같다. 그동안 무릎 연골주사도 맞았고, 약도 먹었지만 효과는 없고 부작용만 심했다. 병원을 찾은 그녀는 무릎 내측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1시간 정도 걸리는 ‘무릎 관절 최소 절개 미니교정술’을 받고 5일 만에 퇴원했다. 수술 후 한 달이 지난 지금 그녀는 별다른 재활치료를 받지 않았는데도 일상생활은 물론 무릎을 구부리거나 쪼그려 앉아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지금까지 퇴행성관절염 하면 인공관절 수술을 떠올렸다. 특히 통증이 심하고, O자형 다리로 변형된 말기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겐 인공관절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O자형 다리인 관절염 환자라도 반드시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관절염을 치료할 때 가장 근본적인 것이 무릎 관절의 중심을 잡아 주는 것이다. 손상된 무릎 연골을 복원한다고 해도 휜다리의 중심을 잡지 못하면 수술 뒤에 다시 무릎 안쪽으로 체중이 걸려 관절염이 악화할 수 있다.

따라서 무릎관절 안쪽이 손상돼 X선 상에서 휜 다리가 확인되고, 안쪽 관절 간격이 좁아져 있다면 ‘무릎 관절 최소 절개 미니교정술’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시술의 원리는 무릎 관절 안쪽에 집중되는 몸의 하중을 바깥쪽으로 옮겨주는 것이다. 무릎 관절이 내려앉아 휜 무릎의 아래쪽 뼈를 들어올려 정상 각도로 회복시켜 준다. 벌어진 틈을 기구로 고정하거나 인공 뼈로 메운다. 이렇게 다리의 중심축을 바로잡으면 연골이 많이 남아 있는 바깥쪽으로 체중이 고르게 분산된다. 그 결과 관절염이 생긴 무릎 안쪽 연골에 충격이 줄어 통증이 줄고 관절 수명이 연장된다. 수술시간은 1시간 정도이며, 3∼4일이면 퇴원한다.

미니교정술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기 관절을 보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술 후 정상적으로 무릎을 구부리거나 쪼그리는 게 가능하다. 웬만한 운동을 하는 데도 지장이 없다. 또 인공관절 수술 시 나타날 수 있는 뻗정다리 같은 부작용이 없고, 관절내시경 수술을 병행할 경우 연골 재생 효과가 있다. 이 시술은 인공관절 수술에 비해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대상 층은 넓다. 중증도의 관절염을 앓고 있지만 나이 때문에 수술 받기 힘든 40∼50대 젊은 관절염 환자들에게 적합하다. 또 내측 연골에 국한된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고령층 환자도 받을 수 있다. 관절내시경수술, 연골재생술, 줄기세포 치료 후 통증이 계속될 때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최소 절개 교정술은 우리나라 퇴행성관절염 환자 특성에 잘 맞는다. 우리나라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다리가 O자로 휘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좌식생활과 쪼그려 앉는 자세를 자주 취하는 사람은 무릎 안쪽에 염증이 발생하는 내측 관절염이 흔하다. 이런 환자는 무조건 인공관절을 받기보다 자신의 관절을 보호하면서 다리를 곧게 펴주는 최소 절개술이 바람직하다.

조재현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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