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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모의는 이동문고 차|실태와 이용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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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 여성은 책을 읽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학교 때 못지 않게 전문서적과 신간을 구독하는 외국여성들의 독서열과 비교하면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여성들이 책을 읽기 싫어서가 아니라 독서환경 조성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종로도서관장 이홍구씨는 지적했다. 우선 신간 등 책을 구입할 경제적 여유가 없고 그렇다고 멀리 도서관에 갈 시간도 없는 실정. 종로도서관에 3년 전 문을 연 주부 연람실은 요즘도 하루 여대생 몇 명이 찾아올 뿐 주창들의 발길은 끊어지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오래 전부터 『독자를 찾아 나서서 읽히게 하는』방법이 연구되어왔다.
요즘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각종 도서관들이 동네주부나 학교를 찾아 나서서 책을 빌려주는 이동 시스팀을 쓰고있으며 대부분의 도서관장서의 절반이 이런 식으로 깔려있을 정도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 이동 시스팀은 독자에게 책을 직접 배달하기 때문에 많이 읽히고 또 분실도 오히려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동 시스팀은 한국에서도 지난5월 처음으로 종로도서관에서 채택, 이동문고 차를 내어 서울시내를 돌고 있는데 벌써부터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네별로 한 달에 세 번 나가는데 9윌23일까지 연2천6백여 명이 6천5백여 권의 책을 빌어봤다. 이것은 1인당 열흘에 2권씩 읽은 셈이 된다.
현재 이동문고 차는 한번에 책 8백여 권을 싣고있으나 모자라는 편이라고 한다. 이동문고 차 담당 이길용씨는 『주부들의 독서열이 대단하다』고 전하면서 신간서적의 부족 때문에 책을 주문대로 공급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주로 문학서적이 많이 읽히고 있고 다음으로 교양·일반생활경보에 관한 책이 인기가 있다.
이동 차는 독서인구 확보를 위해 회원제로 하는데 현재8백여 명이 가입하고 있다. 책의 선택은 주로 신간과 회원들의 희망에 따라 정한다.
『도서관의 봉사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당연한 생각은 아직 일반 국민들에겐 생소한 듯 대부분 도서관 이동 차가 나가면 『돈을 얼마 받느냐』고 묻기 일쑤라고 한다. 그만큼 책을 읽는 손쉬운 방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은 곧 앞으로 각 지역 도서관들이 펴야할 「독서환경 조성」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독서인구를 눌려 출판을 자극하고 또 양서를 보급하는 이른바 독서 「서클」은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는 습관, 양서를 찾는 눈을 키우는 문제가 크게 영향을 받는다.
현재 종로도서관의 이동문고 차는 서울시내 10개 국민학교에 한 달에 두 번씩 나가고 있다.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7천여 권의 책이 대출돼 1만6천4백여 명에게 읽히고 있다. 한 어린이가 책을 빌어 형제·친구들과 돌려가며 읽는 다는 것이다.
여기도 역시 책의 부족과 직원의 손이 모자라서 항상 이동 차가 비어서 돌아온다는 것이다. 『어린이들 책은 특히 종류는 많으나 내용이 충실치 못한 것이 많아 선정이 어렵다』고 이 관장은 말하면서 『국민학교서의 알서 운동이 시급하다』고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종로도서관이 이동 시스팀을 펴고 있지만 지난번 도서관회의에선 많은 지방도서관들이 여기에 관심을 갖고 곧 예산만 확보되면 실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울시내 이동문고가 가는 곳과 메달 나가는 날짜는 다음과 같다.
▲화곡동(제2·4화요일) ▲망우동(9일·19일/29일) ▲동교동(3일·13일·23일) ▲연희동(3일·13일·23일) ▲수유동(5일·15일·25일) ▲안암동 2가·3가(8일·18일·28일) ▲홍제동(6일·16일·25일) ▲인왕 아파트(6일·16일·26일) ▲미아동(3일·13일·23일)▲종암동(4일·14일·24일) ▲필운동(7일·17일·27일) <윤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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