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주와「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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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포도가 성수기로 접어들고 있다.「주스」나「잼」포도주 감으로 알맞은 흑 포도는 풍작을 이루고 있어 1관에 3백50원에서 5백원. 앞으로 약간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상인들은 내다보고 있지만 포도의 질은 지금이 가장 좋다. 포도는 다른 과일과 마찬가지로 싱싱한 송이 째로 먹는 것이 향기와 영양을 손상시키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것이지만 시간적으로 오래도록 보관하기 위해서는「잼」이나 포도주를 담는 것이 좋고 냉장고가 있는 경우에는「주스」를 만들어 3개월은 두고 마실 수 있다.

<주스>
「주스」의 요령은 포도 알을 깨끗하게 씻는 것과 지나치게 짜내지 않는데 있다. 포도를 한알 한알 송이에서 따서 물을 몇 번이고 갈아가며 씻어 대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다. 이때 세제를 사용하면 안 된다.
오지 그릇이나 경질유리 남 비에 눌러 포도 알을 터뜨린다.
포도는 산이 있기 때문에「알루미늄」이나 금속으로 된 그릇은 피하는 것이 좋다. 포도 5백g에 물 2「컵」비율로 부어 센 불에 10∼15분 끓인다. 포도껍질이 부드럽게 되었을 때 설탕 5백g을 섞고 다시 구연산 10g(작은 숟갈 2정도)을 넣는다. 구연산은 색깔을 곱게 하고 맛도 좋아진다.
이것을 무명 소 창으로 만든 삼색주머니에 넣고 조용히 짜낸다. 이때 주머니에 직접 손이 닿으면 힘을 너무 주게 되어「주스」가 텁텁해지고 맛도 떨어진다. 큼직한 접시 두 개를 겹친 사이에 주머니를 넣고 접시를 눌러 짜낸다.
이것을 불투명 병에 넣어 서늘한데 두고 마실 때 4배의 물을 타서 마시면 알 맞는다. 냉장고에 보관하면 3개월은 제 맛을 잃지 않는다.

<잼>
「주스」를 짜낸 찌꺼기를 다시 한번 남 비에 옮겨 끓인다. 거른 다음 설탕을 조금 더 넣어 졸이면 맛있는「잼」이 된다
양이 적으면「주스」를 짜낸 찌꺼기에 날 포도와 설탕을 더 넣고 끓여도 된다. 이때 구연산을 약간 더 넣으면「잼」의 색깔이 고와진다.
「잼」은 불이 고르지 못하거나 덜 졸이면 맛도 떨어지고 곰팡이가 피기 쉽다. 처음에는 센 불로 끓이다가 거품이 돋기 시작하면 조용히 걷어내고 다음부터는 은은한 불에 끓인다.

<술>
술을 담그는 포도는 씻지 않고 그냥 담그는 게 좋지만 농약이 묻어 있을 염려가 있으므로 송이에서 한 알 한 알 따서 충분히 씻은 후 마른 헝겊으로 물기를 완전히 닦아내고 담근다.
설탕과의 비율은 포도 5㎏이면 설탕1㎏정도로 하고 소주는 2되쯤으로 한다.
조금 상한 듯한 것은 술맛을 버리게 하므로 다 따버리고 싱싱한 것만 골라서 손으로 으깨고 설탕을 혼합한다. 그릇은 나무통이나 오지항아리가 좋은데 김치 독 등으로 쓰던 것은 냄새가 나기 쉬우므로 새 독을 쓰는 게 좋다.
그릇에 포도를 담은 후엔 돌이나 나무토막으로 누르고 꼭 봉해서 서늘한 광에 둔다. 요즘 날씨에는 2, 3주면 발효하는데 이때 껍질·씨를 체로 걸러내고 다른 항아리에 옮기고 소주를 붓는다. 소주는 기호에 따라 양을 더 많이 하거나 아주 안 넣거나 한다.
소주를 붓고 1주일 지나면 마실 수 있는데 오래있다 뜰수록 빛깔은 엷어지지만 향기로운 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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