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물에 약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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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리한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비만 오면 서울시내는 항상 물난리를 겪고 곳곳에서 축대와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를 일으키며 낮은 지대에서는 침수소동이 일어난다. 위험한 건물이나 축대는 당국의 지시에 앞서 위험요인을 각자가 보살펴야겠다. 장마동안 잠시 햇볕이 난 틈을 타서라도 무너질 위험이 있는 담장, 비가 샐 지붕 등은 급히 손질을 하고 살펴야한다.
서울시는 우기에 앞서 지난 3월15일부터 수방대책을 수립, 이미 완료했다고 하지만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서울의 현재 하수도보급율 29·1% 1천4백54km로써는 물난리를 면할 길이 없다. 급한대로 물난리를 겪지 않으려면 하수도 보급율이 40%에 이르러야한다.
서울의 하수도가 40%에 달하려면 74년 말. 결국 75년에 가서야 지금 같은 물난리를 간신히 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상태로는 장마철에 한강유역 6개 지역이 고립되고 9개 지역이 외수로 침수되며 14개 하천이 범람, 54개 저지대가 침수되는 등 모두 87개 지역 5천l백2ha(1천5백30만6천평)가 침수소동을 일으킨다.
내수침수지역은 하수도가 완전히 보급되지 못한 지역으로 호우 또는 홍수 때 자연배수가 안되어 침수의 위협을 받는 곳으로 하수도의 완전보급만이 이를 해결할 수 있고 외수침수지역은 한강수위가 올라갈 때 배수로 침수되는 저지대를 말하는데 이 지역에는 수문을 설치하여 배수를 막고 「펌프」를 설치, 안에 괸 물을 퍼내야 한다.
현재 이 같은 유수지「펌프」장은 영등포흑석동·심원동·용두동·한남동·용산 등 7개소가 있으나 외수침수지역을 완전히 보호하려면 20개소를 더 설치해야한다.
시는 이어 뚝섬·서강·구로동에 유수지「펌프」장 설치공사에 착수했으나 예산을 책정해놓고도 용도변경을 해서 올해도 이곳의 유수지 설치는 까마득한 실정이다.
그밖에 시내에는 2백16개동의 위험건물과 3백48개소의 위험축대가 있으나 6월말 현재 위험건물 98개동, 위험축대 2백11개소만 정비되었을뿐 아직도 위험건물 1백18동, 위험축대 1백37개소가 남아있다.
따라서 서울시의 올해 수방대책은 이들 87개 침수지역에 대한 재해응급조치와 수재민에 대한 긴급구호 등으로 나뉘어진다.
예산상으로 재해대책비 1천3백61만6천원, 제방정비비 3천만원, 하수도유지비 1억6천만원, 구호대책비 4천7백50만원, 방역비 1억6백만원 등 모두 3억5천7백11만7천원이 계상되어 있다.
시는 수방단 요원으로 본청에 90명, 구청에 5천2백65명, 동회에 8천8백14명 등 모두 1만4천1백69명에 대해 비상근무령을 내렸고 수방장비로 빈가마니 15만장, 마대 2천5백장, 말뚝 8백개, 새끼줄 1백다발 휘발유 4천ℓ를 확보하고있다.
또 「트럭」4백73대를 비롯, 준설기 「페이로더」「불도저」「헬리콥터」 등 모두 5백71대의 장비를 긴급구호가 필요할 때 동원할 수 있다고 한다. 그밖에 침수지역 주민들은 긴급대피, 수용하기 위해 74개 학교와 교회 등을 지정해 놓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수재로 인해 사망 26명, 실종 6명, 부상 35명 등 인명피해만 61명이었고 건물유실, 침수가 8천4백동으로 모두 3천3백47만원의 피해를 냈다.
서울시는 수방대책비를 해마다 책정하지만 그보다도 ①건축허가 때 수방관계의 완비 ②택지조성 때의 제방·축대 등의 완성 ③저지대의 매립 등 보다 근본적인 면에서 수도서울의 수방대책이 완성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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