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심장 동면 안 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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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오늘 서울대학교의 휴업령을 해제키로 한 정부의 방침은 그 동안 교수들의 학생설득 과정에서 정상화의 자신을 얻어 대학당국으로부터의 요청을 검토한 끝에 「가장 높은 자적사회·자율적인 사회」이어야하는 대학의 양식 있는 학생, 민족의 자원인 이들을 지도하는 교수의 역량을 신뢰하고 교수와 학생사이에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대학본연의 자세로 돌아 갈 수 있으리라는 강력한 희망의 표시입니다.
대학생도 민주시민의 일원으로서 정치현실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학구적인 면에서 비판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최근 양차 선거에서와 같이 일부학생들이 정치현장에 행동적으로 참여하여 스스로 대학의 권위와 자율성에 문제점을 초래하는 사례가 있어서는 아니 되겠으며 더구나 지난날의 민족감정에 얽매어 우리 나라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되어 내한하는 외빈의 입국마저 왈가왈부 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우리 민족의 금도를 훼손하고 젊은 지성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대학은 민족의 지고한 예지가 깃들인 지성의 전당입니다. 다시는 일부 대학생의 탈선 적인 행동이 사회를 혼란케 하고 다수의 선량한 학생들의 면학을 해치는 사태가 절대로 없어야 하겠습니다.
다시는 민족의 심장이 동면하는 불행한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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