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3)상표 도용의 상도의 추락|정만영(한국과기연 제 3연구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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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상표라는 것은 어떤 상품을 생산해낼 때 그 기업의 얼굴이며 그 얼굴에 따른 애칭이다. 따라서 이러한 애칭을 사용자에게 익히게 하려면 그 상품의 진가를 통한 신뢰감을 받기 위한 고유의 창조적인 노력이 계속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자 공업을 수출 전략 산업으로 진흥시키기 위하여 한편으로는 외국의 우수상사를 유치하겠다는 우리 나라에서 이번에 SONY 또는 SONNY 라는 이름으로 라디오를 생산하고 있던 곳이 나와서 법정에서 패소하자 비로소 판매 금지 되었다는 것은 너무나 한심스러운 일이 아니할 수 없다.
이미 우리 나라는 공업소유권 협정을 18개 국과 맺고 있으며 거기에는 분명히 상표의 등록항이 있다. 더구나 .SONY는 해방 후 20년 동안의 피눈물나는 기술혁신의 결정으로 이제는 파커 만년필 상표보다도 더 많이 세계 각국에 알려진 회사의 하나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회사의 상표를 그대로 도용하여 팔기만 하면 된다고 생산 판매한 업체나. 그런 것을 그대로 묵인하는 감독 관청의 태도는 50보 백보 차이라고 해도 다름이 없다고 본다. 얼마 전 자유중국에서 SONY사와 정식으로 기술 제휴 하고 잇는 상사의 상표를 보았더니 거기에는 신력패 라고 자기네 고유의 한자 상표를 쓰고 있는 것을 알았다. 이런 점으로 미뤄 우리네는 누구나가 한번 더 반성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지. 외국에서 세계적으로 이름난 회사들도 처음부터 그렇게된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노력의 결실인 것이다. 남보다 앞서려면 남이 안 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 그 것이 쓰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때 차차 신뢰감을 받게끔 되어야한다.
우리도 하루빨리 사대주의적인 사상을 버리고, 우리자신의 주위에서 결실되어가고 있는 것을 애용하고, 나아가서 우리 것이 세계의 누구에게나 애용될 때를 생각하며 우리 자신이 국제 협정을 지킴으로써 우리 것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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