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대좌…신민 6인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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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8대 국회 개원날짜는 여야가 절충해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자유당 정권 때는 총선 후 첫 회의를 「임기 개시일로부터 10일 이내」로 규정하여 개원일자의 범위가 정해져있었지만 현행법규에는 이런 규정이 없어 헌법에 따라 대통령 혹은 의원 4분의1 이상의 소집요구로만 개원하게돼 있다.
공화당은 당초 7월1일 상오 개원해서 의원들을 하오에 열리는 7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토록 할 계획이었으나 6월말에 임기가 끝나는 6대 대통령이나 7대의원이 7월에 열리는 국회를 소집하는 것이 어색하고 또 임기가 시작도 되기 전에 당선자들이 소집요구를 할 수도 없어 고민.
그래서 숫제 신민당전당대회 이후로 국회개원을 미루자는 얘기가 공화당 일각에서 나오자, 신민당은 『공화당이 신민당을 봐주는 척 하면서 국회개원이 지연되는 책임을 야당에 지우려 한다』면서 『7월10일 이전에 국회를 열자』고-.
김종필 총리는 그 동안 일요신문에 연재했던 JP칼럼을 대부분 수록한 수필·평론집(단행본) JP칼럼을 냈다. 이 책 서문에서 김 총리는 『많은 친지들과 저서를 보내준 사람들의 책 빚을 갚기 위해 이 책을 내놓는다』고 했는데 출판 준비 중 총리로 취임되어 발간을 중지하려했으나 이미 다 만들어진 책을 버릴 수 없지 않느냐는 주위의 권고로 그대로 내놓기로 했다는 것.
이 책 속에는 김 총리가 정치일선에서 물러났을 때 그린 「서귀포의 낙조」 등 유화 3점이 들어있다.
선거기간 중 신민당의 최고 결정 기관이었던 6인위의 멤버들이 14일 총선 후 처음으로 자리를 같이했다.
이른바 진산 파동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 위에 「증인」 신분으로 모인 6인 위원들은 모두 무거운 표정들.
당 수실 왼쪽 창 편으로 유진산 양일동 홍익표 김대중 고흥문 정일형씨의 순으로 앉았고, 맞은편은 김형일씨를 비롯한 7명의 조사위원들이 마주 앉았다.
당 고위 간부들을 상대로 한 집단심문이어서 당사자들 뿐 아니라 당사 주변이 온통 어색하고 긴장돼있었는데 어느 당원은 『이 광경이 바로 신민당의 슬픔이면서 또 성장의 시련』이라고 논평 일석.
이 면담의 내용이 새어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옆방의 출입조차 엄격히 통제됐다.
전당대회를 열기로 하여 당권경주에 뛰어든 신민당의 각파는 모두 명확한 행동 노선을 점하지 못한 채 우선 세력규합에 총력.
본인의 의사여부에 마라 가장 강력한 주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 비주류의 김대중씨도 최근 윤제술 정헌주 윤길중씨 등 비주류인사들과 만났으나 아직 자신이 직접 나선 것인지, 아니면 자파 내 중진을 대리인으로 밀 것인지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상태.
주류는 김홍일 서리를 추대하려는 김영삼, 이철승씨의 움직임과 양일동씨의 독자노선이 엇갈려 행동들 마저 의문스러운 형편.
김영삼 이철승씨는 며칠 전 김홍일씨를 당수로 밀 뜻을, 밝혔는데, 양일동씨는 『김대중씨가 태도 표명을 않고 있기 때문에 지금 주류연합이 단결될 수 있는 표적이 없지만 75년 후보를 바라보는 김씨가 당수경쟁에 나서면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고도. 노장층에 선 주류·비주류 할 것 없이 『40대 층 어느 누구도 당수를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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