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여명, 개표장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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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목포=김영휘·박근성 기자】지난26일 상오 7시30분부터 개표가 중단되고있는 목포개표소(유달 국민교)에 27일 낮12시30분쯤 공화당원 1천 여명이 개표소 밖의 철문을 부수고 경찰의 저지 망을 뚫어 난입, 아수라장을 이루었다.『선거를 다시 하라』『부정선거는 전면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개표소 안에 난입한 군중들은 아직 개함 하지 않은 투표함 18개를 부수려고 덤벼들었으나 공화당후보 강기천씨의 설득과 호소로 저지되었다. 이 때문에 목포지구의 개표는 무기한 중단되고있다.
이 난동으로 최용관 선관위원장을 비롯, 부위원장 이중기씨 및 선관위원 이순석씨, 신민당추천위원 명재갑 조량원 이재흠씨 등 6명이 낮 12시55분『개표장안의 질서를 유지 못한데 책임을 지며 이 같은 공포분위기에서는 개표를 할 수 없다』고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경찰은 현재 공화당 측 군중들이 때려부수려던 18개의 미 개표 투표함을 특별경비하고 있으나 군중들의 흥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상오11시5분쯤 개표소밖에 몰렸던 일부군중들이 개표소 안으로 들어가한 때 소란을 빚었었다.
이에 앞서 상오10시쯤 목포구 선관위장 최씨가 개표를 속개하기 위해 장내질서회복을 요구했으나 공화당 측 일반참관인이 퇴장을 거부했다.
이때 사태 수습 차 이곳에 온 도선관 위 부위원장 박두옥씨와 위원 2명이 최 위원장과 함께 각 정당후보·사무국장·선관위원 등 8명씩만 남고 나머지 사람들이 퇴장할 것을 요구했으나 공화당 측 일반참관인들은 계속 물러나지 않고 거부하자 경찰관 10여명을 출동시켜 질서를 잡으러했다.
이때 공화당 일반 참관인 장행동씨(31)가 단검2개를 빼들고 선관위원장 석에 뛰어올라 자기 배를 가볍게 그어 할복 위협을 하는 등 소란을 빚었다.
개표소인 유달국민교 정문 앞에는 공화당원들과 군중이 몰려 있다가 배에서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가는 장씨를 본 공화당원 50여명이 극도로 흥분, 교문을 떼밀고 몰려드는 것을 경찰이 제지했다.
상오11시쯤에는 신민당소속 정성태 의원이 이곳에와 개표소 안으로 들어가려다 공화당원들한테「넥타이」를 잡히고 폭언을 당하는 등의 행패를 당했다.
경찰은 단도로 할복 위협한 장씨와 정성태 의원에게 행패부린 자들을 모두 구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 지역구선관위원들의 집단사퇴로 개표사무는 사실상 무기연기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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