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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 인터넷몰서 싸게 공급 … 회원 3만 명 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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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 온라인 농산물 직거래 업체의 소비자 회원들이 경남 창원의 생산 농가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지난해 1월 문을 연 인터넷 농수산물 쇼핑몰 ‘헬로네이처’는 최근 소비자 회원 3만 명을 확보했다. 헬로네이처는 갓 수확한 농수산물을 인터넷 주문으로 소비자에게 연결하는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내는 회사다. 헬로네이처 외에는 다른 유통 중간단계가 없어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농수산물을 맛볼 수 있다. 맛·신선함과 함께 중금속 검사 등 안전성까지 검증한다는 점을 내세워 인기를 얻은 결과 올해(1~8월) 헬로네이처가 받은 주문량은 13억원에 이른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배 넘게 늘어난 액수다.

 생산자가 직거래 온라인 쇼핑몰을 여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그런데 헬로네이처는 소셜커머스 업체 근무 경험을 가진 공대 출신 사업가가 세운 회사다. 그래서 회사에 물건을 공급할 생산자를 섭외하는 일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인터넷으로 상품 주문을 받는 일이 흔하다는 걸 아는 농민 입장에서도 낯선 사업 형태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엔 자금난을 겪으면서 직원들이 열정 하나만 믿고 월급 없이 일하던 때도 있었다. 그래도 생산자가 따로 홈페이지나 회원 관리에 신경쓸 일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회원을 모았다. 그렇게 하나둘씩 모집한 생산자 회원은 현재 300명이 넘는다. 농산물 가격은 대형마트에 비해 20~30% 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열린 ‘농산물 직거래 콘테스트’에서 헬로네이처를 ‘창의적 직거래’ 부문 최우수 사업자로 선정하고, 앞으로 최대 1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준다는 점 덕분에 정부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윤동진 농림부 유통정책과장은 “쇼핑몰을 통한 상품별 콘텐트 제작, 마케팅, 정산, 고객관리 등의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해 기존 온라인쇼핑몰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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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값싸고 신선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의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역대 모든 정부의 숙원사업이었다. 2000년대 인터넷망 보급 이후엔 그 방안으로 온라인 직거래 방식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동안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그동안 온라인 직거래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우후죽순 관련 사이트를 개설해 치적을 홍보했지만, 실제 성과를 낸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헬로네이처와 같은 사업 시도로 주목을 받고 성과를 내는 것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생산자가 직접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기존 방식으로 성공한 사례도 있다. 전북 고창군에서 복분자·오디·블루베리 등을 재배하는 ‘베리팜 영농조합’이 대표적이다. 베리팜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로그, 인터넷 카페, 홈페이지 등을 활용해 1만9300여 명의 소비자 회원을 모았다. 홈페이지엔 복분자와 블루베리의 효능에 대해 소비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데 활용한다. 이런 방식으로 판매를 촉진한 결과 지난해엔 매출 2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리팜도 9월 농림부 주최 콘테스트에서 온라인 직거래 분야 우수 사업자로 뽑혔다.

 농림부와 aT는 헬로네이처와 베리팜 같은 온라인 직거래 성공사례가 계속 나와야 농산물 유통 구조 개선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농림부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법’에도 온라인 직거래 업체에 대한 지원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체 농산물 거래량의 4%(2012년)에 그치고 있는 직거래 비중을 2016년에는 10%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윤동진 과장은 “정보통신기술과 결합한 또 다른 직거래 유형을 적극적으로 발굴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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