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주에 손 뻗는 중공외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중공은 최근 「아프리카」의 가장 인구 많은 「나이지리아」와 외교관계를 맺음으로써 65년을 전후하여 침체되었던 대 아프리카외교활동에 새로운 시대를 획하게 되었다. 갑자기 활발해진 중공의 외교활동은 지난 6개월 동안 그들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이루어 놓은 실적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중공은 ①지난 12월 「이디오피아」와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②적도 기니를 전략적 맹방으로 끌어 들었으며 ③「탄자니아」와 「잼비아」를 잇는 4억달러 철도공사에 착수했다.
문화혁명으로 중단되었다가 다시 시작되고있는 중공의 외교공세가 보여주는 특징은 그들이 과거의 극좌적 경향의 이미지를 불식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노력에 있는 것 같다. 10년 전만해도 중공외교관들은 반란을 선동하고 주재국내의 가장 과격한 정치단체에 현금지원을 거침없이 제공했다.
그러나 「탄자니아」의 한 관리는 『중공이 이번에는 내란선동이 아니라 진심으로 우리를 도우러 온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다른 외국인 고문관들은 좀처럼 뒤따를 수 없는 열성을 가지고 중공고문관들은 샘을 파고(소말리아) 라디오 안테나를 세우고(잼비아) 구두를 만들어주고(말리) 항만시설을 건설(불령 콩고)하는 등의 일에 원주민과 어깨를 나란히 진력하고있다.
중공의 대 아프리카 진출은 역사적으로 제3단계는 곳곳에 내란을 선동하고 심지어는 요인암살에까지 관여하던 65년을 전후한 시기이고 제2단계는 이에 대한 반발이 심하던 그 직후의 시기이다. 즉66년 가나의 응크루마 대통령이 축출되던 시기가 이에 해당한다.
이시기에 중앙 아프리카, 니제르, 부룬디, 가나 등을 포함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중앙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하거나 중단시켰다. 그리고 현재는 새로운 이미지로 롤·백을 시도하는 제3단계로 볼 수 있다.
중공이 지금까지 시도한 외원계획중 가장 큰 규모를 보이는 「탄잠」 철도건설을 위해 오는 6월안으로 1만3천명의 중공기술자가 여기에 투입될 예정이며 이밖에도 숫자는 알 수 없지만 각국에 많은 중공인이 투입되고있다.
이들의 활동을 예의 주시하고있는 서방외교관들은 이들이 맡은바 일에 전념하는 외에 정치에 관여하는 기미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숫자상으로 볼 때 아프리카에 진출한 중공과 중화민국의 세력은 후자가 약간 우세하다.
22개국이 중화민국을 승인하고 있는데 비해 중공을 승인한 나라는 20개국이다. 그러나 앞으로 미·중공간의 접근에 따라 중공을 승인할 나라가 늘겠고 또 인구나 면적상으로 볼 때 중공을 승인하는 쪽이 훨씬 더 크다. 「유엔」 안에서 나타나는 친중공세력은 70년에 19대 18로 중화민국을 지지하는 수보다 하나가 많다. 2년 전에는 20대15로 지지도가 약간 더 높았었다. 아프리카에 쏟는 외원량으로 보면 중공은 중화민국보다 4·5배가 더 많다. 그러나 중공의 외원도 다른 서방국가와 비교할 때 보잘 것 없으며 그 결과 그들은 상징적인 공사에 중점투자하고 있다. 「탄잠」철도를 제외하면 50년대로부터 현재까지 계속된 중공의 대 아프리카 원조액은 2억5천만 달러이며 대상국은 알제리·전 불령 콩고·기니·모리타니아 및 탄자니아 등에 집약되어있다.
중공은 아프리카에서 자신들도 유색인종이며 그들처럼 가난하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아프리카」인의 호감을 사고 서방국가의 『제국주의적 동기』를 강조하러 든다. 이들은 또 미국인이나 프랑스인처럼 고압적 자세를 취하지 않고 모든 외원국의 모범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모리타니아」에 주재하는 한 외교관은 말하고있다.
이와 같은 저자세 외교는 인종문제와 과거의 식민시대의 쓰라린 기억을 갖고있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에 크게 호감을 사고있다. 중공은 홍콩의 중계인을 통해 로디지아나 남아연방과 같은 백인지배하의 국가들과 교역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 백인정를부에 대항해서 싸우고있는 흑인「게릴라」들을 지원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와있는 한 미국 외교관은 이렇게 말하고있다. 『결국 흑인「게릴라」들이 백인정부를 굴복시킬 때 중공은 승리자의 편에 설 것을 미리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뉴요크·타임스지 윌리엄·보더즈 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