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 치고 달아난 뺑소니범 찾습니다"

미주중앙

입력

17일 이재은 변호사 로펌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8월 포트리에서 뺑소니 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은 피해자 한모씨의 오빠(가운데)가 이재은 변호사(오른쪽) 박종명 로펌 부사장과 함께 뺑소니 차량에 대한 제보를 호소하고 있다.

"제 동생에게 중상을 입히고 도주한 뺑소니범을 찾기 위해 주민 여러분의 제보가 절실합니다."

지난 8월 한인 한모(36.작은 사진)씨가 뺑소니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은 사건과 관련 피해자의 오빠와 상해전문 이재은 변호사 사무실 측이 뺑소니범을 찾기 위해 주민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했다.

17일 포트리의 이 변호사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지난 8월 사건이 발생했지만 여전히 뺑소니범을 찾을 수 있는 단서가 너무나 부족하다"며 "주민들의 제보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호소했다.

피해자 한씨는 지난 8월 21일 오후 6시쯤 포트리 센터애브뉴 인근 슬로컴웨이에 자신의 차를 주차한 뒤 내리다가 과속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인근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촬영된 사진 등을 토대로 가해 차량이 검은색 차량인 것과 차량번호판 끝 2자리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 단서만으로는 수사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 약 2개월 동안 수사에 큰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여동생의 사고 소식을 듣고 2개월 전 미국을 찾은 피해자 오빠 한씨는 "동생이 5차례나 수술을 받았고 골반 쪽 수술을 한 차례 더 받아야 한다"며 "현재 하반신을 못 쓰는 상태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겨우 휠체어에 탈 수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시속 25마일이 제한속도인데 동생의 피해 정도를 감안하면 가해 차량은 시속 60마일 이상 달린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어떻게 이럴 수 있는 지 이해할 수 없다. 꼭 뺑소니범을 잡고 싶다"고 말했다.

피해자 한씨의 상해보상 처리 업무를 맡고 있는 이재은 변호사는 "현재 피해자의 회사가 가입한 상해보험사로부터 보상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또 이 사건을 형사 처리하기 위해서는 뺑소니범을 잡아야 하는데 현재로써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피해자를 돕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제보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씨의 사고는 올해 포트리에서 발생한 37번째 보행자 교통사고다. 지난해에 모두 68건의 보행자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올해에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보행자 안전이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가 발생한 슬로컴웨이는 일방통행 도로에 제한속도가 시속 25마일임에도 불구하고 보행자가 크게 다쳤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고 인근 지역에 사는 한 주민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도로를 40마일 이하로 달리는 차량을 본 적이 없다"며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을 꼬집었다. 오빠 한씨도 "과속방지를 위한 감시카메라나 속도감지기 과속 방지턱 등 안전 장치가 좀 더 있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것 아니냐"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주민 안전을 위한 대책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한서 기자 h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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