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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의「러쉬·아워」운집하는 주권과 뜨거운 연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공화-임란 고사인용에 박수 귀로엔 차 세워 손 흔들던 농민 손잡고>
공화당 박정희 후보가 유세한 17일의 대구 수성천 변은 낮 12시부터 청중들이 밀려 천변 주변의 찻길이 모두 막혔다.
공화당에서는 1천2백 명의 청년 당원들을 배치하여 자체 경비를 했고 당국에서도 천명 가까운 정사 복을 배치했다.
연설장은 박 후보의「홈·그라운드」다운 열기를 느끼게 했고 박 후보가 들어올 때와 나갈 때 얼굴을 보려는 인파가 밀려 경호원이 진땀을 뺐다.
유세장 연단에서 6백m쯤 떨어진 언덕에서는 망원경을 갖고 나온 한 시민이 망원경을 잠시 빌려주는데 10원씩을 받아 돈벌이도 했다.
박 후보는 사람이 붐비지 않는 연단 뒤편 길로 하오 2시 정각에 도착, 연단을 오르면서 환호도 섞인 박수에 손을 흔들었고 박수가 계속되자 연단 앞에 나와 두 손을 흔들어 답했다.
때를 같이해서「박 대통령」이라고 쓴 「리본」이 달린 대형 풍선 1개와 5색의 풍선 1백 개가 곳곳에서 떠올랐다.
박 후보는 연설에서 『옛 얘기 하나를 하겠다』면서 병조판서이던 율곡 선생의「10만 양병론」을 싸고 국론이 갈려 당시의 임금 선조가 일본의 침략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정사 황윤길과 부사 김성일을 보냈던 얘기를 했다.
박 후보는 정사 황씨는 『일본의 풍신수길은 키는 작고 몸도 깡말랐지만 야심과 패기가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고 평하고 양병 할 것을 건의했었다면서 『아마 그 사람이 나같이 생겼던 모양이지요』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동대구 전화국은 유세 장에 일반 전화 13대, 서울 직통 2대, 공화당 중앙당직통 1대, K2 비행장 직통 1대 도합 17대의 임시 전화를 가설하고 직원들이 나와 시내전화는 무료로, 시외전화는 현장에서 요금을 받고「서비스」했다.
유세가 끝난 뒤 박 후보는 대구 관광「호텔」에서 3백 명이 넘는 대구시내 유지들과 만나 환담한 뒤 하오 6시 대구를 출발, 귀경했다.
박 후보는 금천 근교를 지나다 파를 뽑던 농민들이 손을 흔들며 환영하자 차를 세워 농민들의 손을 잡고『수고가 많습니다』면서 농사형편을 묻곤 파를 한아름 사기도 했다.

<신민-김 후보도 입장에 진땀 「피키트」백여 개, 「캡·섹션」도 벌여>
18일 장충공원에서 열린 신민당 서울유세는 김대중 후보와 유진산 대표가 을지로6가에서 유세 장에 입장하기까지 1시간 이상이 걸릴 정도로 공원과 그 주변의 영빈관·「민족문화센터」·체육관 등이 청중들로 가득 찼다.
1백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연단 오른쪽에는 김 후보의 기호 2번을 상징한 직경 2m의 화환이 걸려 있었는데 이는 전국 각지를 상징하는 개나리·「카네이션」·살구·진달래·국화·동백·밀감 등 7가지 꽃나무로 만들어진 것.
연단 바로 앞에는 1백20명의 청년 기동대가 연설이 시작되기 전 구호를 외치며 「캡·섹션」을 벌였으며 혼잡한 유세 장에는 5백 명의 청년 당원들과 1백 명의 부녀 당원들이 경비와 안내를 맡았다.
김대중 후보가 입장하는 길목에는 기호 2번과 「김대중 이긴다」라고 쓴 「피키트」가 1백여 개 등장.
이날 시종 연단을 지킨 서민호 대중당 당수는 연설회가 끝난 후 『대한민국과 대중과 민주주의를 위해』만세 3창을 했고 5·16 당시 최고위원이었던 문재준 예비역 대령은 연단에서 입당식을 가졌다.
청중 속에는 공화당 종로구당 위원장인 장기형 씨와 강성원 서울시 기획실장의 모습도 보였다.
신민당은 이날 유세를 위해 「마이크」1백 개를 가설했는데 원거리 「마이크」는 당기를 신호로 점검하는 방법을 썼다.
김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이제까지 없었던 몇 가지 새로운 내용을 연설에 포함시켰다.
『50만 시민의 판자촌을 서민 주택에 대한 대책이 세워질 때까지 보류한다』 『전 공무원에 대해 4월20일까지 부정 선거운동을 중지토록 경고한다』는 것 등이 그 것. 그는 특히 군 출신이라야 군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공화당 주장에 언급, 『선거에서 승리하면 국군 통수권을 가진 대통령으로 당연히 군을 완전장악, 통솔할 것이며 또 군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국내·국외에서 보장받고 있으니 국민들은 안심하라』고 강조했다.
연설을 끝내면서 김 후보는 『5백50만 서울 시민, 승리는 결정이 났다. 7월1일 청와대에서 만납시다』라고 외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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