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夜城 할인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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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서울 행당동에 사는 맞벌이 주부인 이주희(33)씨는 일주일에 한두번은 남편과 함께 오후 8~9시 서울 잠원동 킴스클럽을 찾는다.

평일에는 근무를 해야 하고, 주말에도 나들이를 갔다 오면 저녁 시간만 남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고 한다.

李씨는 "한 군데에서 필요한 제품을 모두 살 수 있고 밤늦게까지 문을 여는 곳이 많아 대형 할인점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쇼핑문화가 바뀌고 있다. 여름철에만 보이던 '올빼미 쇼핑족'이 겨울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할인점에서는 야간 매출이 주간 매출을 앞서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올빼미 쇼핑족'크게 증가=국내 할인점 가운데 가장 긴 지하매장(3백50m)을 갖고 있는 킴스클럽 강남점은 낮보다 밤에 손님이 북적거린다.

이 할인점의 오후 7시부터 오전 8시까지 매출은 하루 매출의 55%를 차지한다. 지난해(40%)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 할인점의 낮시간대 쇼핑객은 20대가 15%, 30대 20%, 40대 27%, 50대 25%의 비율이다. 저녁때가 되면 20대와 30대가 각각 29%.23%로 크게 늘고 40대와 50대는 각각 12%.10%로 뚝 떨어진다.

신세계 이마트도 오후 6시 이후의 매출이 부쩍 늘고 있다. 1999년까지만 해도 저녁시간과 평상시간(오전 10시~오후 6시)의 매출 비중이 37대 63이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45대 55로 좁혀졌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지난해까지 여름철에만 야간영업 시간을 한시간 연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영등포점.대구점.서부산점 등 7개점의 근무시간을 아예 자정까지로 한시간 늘렸다.

◇왜 늘어나나=신세계 이마트 이인균 상무는 "야간 쇼핑족 증가, 원스톱 쇼핑의 선호 추세, 자가용 이용 고객의 증가 등 쇼핑 형태가 선진국과 비슷해졌다"면서 "주5일 근무제가 본격 도입되면 이런 추세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할인점이 원스톱 쇼핑 공간으로 바뀐 것도 이유다. 그랜드마트 관계자는 "오후 늦게까지 애견용품 전문점 등도 문을 열기 때문에 원스톱 쇼핑을 즐기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규.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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