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싸거나 붐비는 곳 피하고, 의료진 수준 살펴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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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호 18면

건강검진 계절이 돌아왔다. 하지만 매년 검사를 받으면서도 무슨 검사를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내시경은 몇 년에 한 번씩 받아야 하는지, 검진 비용은 무조건 비싼 게 좋은지 궁금하다. 건강검진 똑똑하게 받는 법을 소개한다.

건강검진 똑똑하게 받으려면

사전 설문 후 프로그램 짜주는 곳이 좋아
건강검진센터를 예약할 때 가장 먼저 하게 되는 고민은 ‘어디서 받을까’이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조상헌(알레르기내과 교수) 원장은 “무조건 어떤 프로그램을 하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사전 설문지에 따라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검진 프로그램을 짜주는 곳이 좋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면 해당 진료과와 연계시켜 주는지, 간단한 재검은 해주는지도 따져본다.

가격이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최고의 병원에서 최고급 장비를 동원해 찍는다고 해도 300만~400만원을 넘길 수 없다. 나머지는 서비스 비용이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따로 공간을 제공해 준다거나 숙박시설에 머물게 되면 가격이 뛴다. 검진 결과를 과별 교수가 몇 시간씩 상담해주거나 향후 건강관리에 대한 계획을 세워준다면 비용이 추가된다.

그렇다고 가격이 너무 저렴한 곳을 가서도 안 된다. 검진을 받는 종류는 같은데 가격이 터무니없이 싸다면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 일부 건진센터에서는 종합병원 등에서 오랫동안 쓰고 넘긴 중고 기기를 쓰기도 한다. TV나 망원경도 오래 쓰면 먼지가 끼어 흐려진다. 이런 장비로 위나 대장을 들여다보면 암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

사람이 너무 많은 곳도 피한다. 내시경을 할 때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리 값비싼 기기로 검사를 하더라도 시간에 쫓겨 대충대충 검사하면 암 발견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의료진도 잘 살펴본다. 조 원장은 “내시경이나 초음파는 의사 숙련도에 따라 병변을 찾아내는 정도가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일부 건진센터에서는 해당 과의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 또는 의료기사 등이 검사를 진행하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해당 부위 질환을 전공한 의사보다 발견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마흔 이상 매년 위암, 5년마다 대장암 검사
검진은 얼마에 한 번씩 받으면 좋을까. 일반 혈액검사나 소변검사, 흉부X선 검사 등은 1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받되, 암 검사는 종류에 따라 검진 기간을 달리하는 게 좋다.

위암은 40세 이상부터 1년에 한 번씩 받는 게 좋다. 조 원장은 “우리 센터에서 10년간 내시경을 받은 수진자를 추적 조사해 봤더니 매년 내시경 검사를 받는 사람은 대부분(98.6%)이 암 초기 상태(조기 위암)에서 발견됐지만 2년에 한 번씩 내시경을 받는 사람은 조기 위암인 경우 80.7%, 3년 이상 간격으로 한 번씩 검진 받는 사람은 56.7%로 크게 떨어졌다”며 “조기 위암인 경우 완치되지만 2~3기일 땐 완치율이 떨어진다. 여유가 된다면 1년에 한 번씩 검진받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대장암은 40세 이후 5년에 한 번씩 받으면 된다. 단, 대장 용종이 한 번 발견된 사람은 3년에 한 번씩 검진받는다. 부모가 대장암에 걸렸다면 부모가 대장암에 걸린 나이에서 10년을 뺀 나이부터 검사를 시작한다.

간암은 간염바이러스가 있는 사람만 6개월에 한 번씩 복부초음파와 혈액검사를 받는다. 단, 술을 많이 마신다면 바이러스가 없어도 간암 위험이 높다. 간경화를 거쳐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1년에 한 번씩 검사 받는다.

여성의 경우 자궁·유방암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1년에 한 번 정도 검사 받는 게 좋다. 역시 가족력이나 양성종양(혹)이 있다면 더 자주 해야 한다. 갑상샘암은 2~3년에 한 번씩 검사 받는 게 좋다.

검진을 받고 난 뒤도 중요하다. 조 원장은 “검진을 받는 목적은 문제가 되는 것을 개선하는 데 있다. 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식사와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꾸준한 치료와 정기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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