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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 공청에 얽힌 뒷이야기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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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공천 뒤에는 낙천자의 반발이 따르고 파벌·돈·야합설이 꼬리를 문다.
전북 임실-순창지구의 공천에서는『당 중진 모씨가 여당의 후보 이정우씨와의 친분과 돈에 영향을 받아 출마 의사도 거의 없는 양만화씨를 권유하여 공천했다』는 것이 낙천자 손주환씨의 주장이다.
손씨는 어느 날 이씨 사무실서 이씨와 양씨가 담합하는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있고 그 이튿날 공화당후보인 이씨가 공천심사위원인 신민당 모 간부에게 공천신청자인 양씨 공천을 다짐받는 전화를 하는 것을 들은 사람이 있다는 글을 써서 당 간부들에게 돌리고 있다.
경기의 어느 지역구에는 서 모씨를 공천하려했으나 그가 사양했다. 사양이유는 그 지역 여당공천자와 인접지구 야당공천자 사이에 대결을 피한다는 협약아래 모종의 묵계가 이루어졌으니 그 틈바구니의 제물이 될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었다고.
또 충남의 D지역도 역시 인접한 여야의원 사이의 담합 틈에 끼여 공천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얘기.
삼척의 보류엔 뒷얘기도 많지만 결국은 당초 안대로 낙착될 것이라고 한 간부는 장담하고 있다.
공화당 낙천자들, 그리고 엇비슷한 경합 구는 물량공세가 주효했다해서 말썽.
낙천자들은 건네준 수표번호를 안다고 수첩을 꺼내들고 소란을 피우기까지 했다.
경기도 K지구 공화당원이었던 L씨는 심사위원외에도 줄이 닿는 운영위원에게 선물을 보내고 L운영위원의 권유로 공화당 탈당 성명까지 신문광고로 내놓고 공천을 대기중이라고.
또 전북 J구의 L씨는 꽤 많은 돈을 뿌리고도 낙천 했다 해서 그 보상 또는 뒷거래의 폭로가 있을 것이라는 쑥덕공론이 한창이다.
운영위원인 J씨는『심사위원에게만 찾아가고 당수나 후보측근 실력자를 찾아보지 않는 사람들은 공천 받지 못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아 스스로 영향력이 있음을 과장하면서 전국구자금준비에 지나치게 혈안이라는 평도 있고-. 그러나 돈을 둘러싼 얘기는 뜬소문같이 돌고만 있을 뿐 확증은 없다.
10인위심사위원간의 충돌도 적지 않았다. 이중 대표적인 것은 김영삼씨와 이철승씨. 당초 두 사람은 묵은 감정을 털고 협조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공천 제1차 심사 때 한사람이라도 이의가 있으면 심사 케이스로 넘기기로 하고 전 지역구 1차 공천을 했는데 김씨와 가까운 사람이 공천자로 내정된 서울의 S구에 이씨가 이의를 걸어 뜻밖에도 보류 지구가 됐다.
회의가 끝난 뒤 김씨는『당신이 그곳에 이의를 제기한 건 뜻밖이었다』면서 제휴 약속파기를 선언, 김씨는 이씨 계 지구에, 이씨는 김씨 계 사람에 이의를 걸어 모처럼 가까워지려던 둘의 관계에 더 깊은 금이 갔다고.
또 양일동 이중재씨 사이도 미묘했다고. 양씨가 전남의 S구에 J씨를 추천했는데 이씨가 J씨릍 반대하여 이 지역이 팽팽한 대결구가 되었다. 예상외로 대립이 심각해지자 양씨는 이씨에게『당신도 공천할 수 없어』라고 버럭 화를 내면서 보따리를 챙겨 일어서는 바람에 그날 심사는 스케줄을 끝내지 못한 채 도중에서 끝나고만 일도 있었다고.
청주=오범수씨, 청원=신권우씨가 10인수의 제 1안 이었다. 신씨와 오씨는 모두 6대 때 청원에서 대결하여 근소한 표차로 오씨가 낙선했던 라이벌. 그 관계 때문인지 오씨는 『신씨가 공천되면 나는 신민당에 입당 않겠다』해서 까다로운 문제가 생겼는데 결국 신씨만을 선택하고 말았다고.
이와는 대조적으로 상주의 김달호, 안동의 김충섭씨는 동일 티켓이었다고. 신민당 쪽은 김달호씨에게 상주출마를 권했는데 당사자는 대구나 전국구를 희망했다는 것.
그래서 신민당 측은 그 조건대신 김씨와 같은 혁신계인 김충섭씨의 안동 공천을 프리미엄으로 붙여 교섭했으나 김달호씨가 이 대안을 거부하여 당수·후보 조정 선에서 한사람은 그의 의사대로, 또 한사람은 그 의사에 반해 두 김씨가 모두 공천에서 탈락됐는데 김달호씨의 대통령선거 참여를 위해 또 다른 한 도시지역구 공천문제가 거론되어 이 문제는 아직 결말이 나지 않았다는 얘기.
몇 개 지구의 현저한 잘못은 지적되고 있긴 해도 줄 것이라곤 공천뿐인 야당으로서는 예상보다 후유증이 적다는 것이 당 간부들의 자평.
공천발표를 끝낸 다음날 유진산 당수는 당 대표위원실에 나와 3시간에 걸쳐 반발하는 낙천자의 개별 설득을 하는 여유도 보였다.
공천 발표가 있은 직후 경합에 걸린 신청자들이 몰려있던 종로의 C여관에는 국민당의 입당권유사절이 다녀갔다는 얘기.
이것과 모두 연관된 것은 아니지만 당수 설득에 다소 누그러지긴 하면서도 손주환씨를 비롯한 5명은『공천이 잘못된 것임을 실증해 보이기 위해 다른 야당에 입당해서 국회의원 선거를 치러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있다.
당수·후보 선에서 조정된 것은 8개 구가 뒤바뀌고 복수추천 1개 구(함양-백창)를 조정하고 삼척을 보류한 것.
뒤바뀐 8개 구중 10인위 심사를 실질적으로 뒤집은 곳은 정읍·김제·고여·대구 중·김해의5개 구 인데 당수가 3개 구, 후보가 2개 구였다는 뒷얘기.
보류된 11개 구 중 지방은 적임자가 없거나 당수후보간 의견이 맞지 않은 경합구인데 공화당 소속7대의원 몇 사람에 대한 문제가 결말나면 내주 중에 결정을 짓는다는 얘기.
「정책지구」라는 종로는 당 중진, 영등포 정은 당 중진. 당 외 또는 소장의 원칙만 서면되는데 수원·여천·.포항·청도 4개구는 의견대립보다 적임자 물색에 모두 고민하고 있다고.<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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