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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에 누가 진짜 구무장관이냐 논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워싱턴」 정가엔 지금 『누가 진짜국무장관이냐』하는 괴상한 논쟁의 바람이 불고있다.
싸움을 건 쪽은 상원외교위의 「스튜어트·사이밍턴」의원(민주). 미리 준비된 원내연설을 통해 「사이밍턴」의원은 3월2일 『「키신저」보좌관이야말로 대통령 다음으로 가장 강력한 권력자로 등장했다』고 주장하고 『그는 명칭만 없는 국무장관으로서 「캄보디아」와 「라오스」진공을 입안한 장본인일뿐 아니라 동구무역, 「쿠바」의 소련 「미사일」 기지문제, 전략무기제한회담에 대해 강경한 노선을 펴왔다고 비난했다. 「로저즈」국무가 의회에서 증언하는 것은 아무 소용없는 허공치기라고 그를 「바지저고리」 취급한 「사이밍틴」 의원은 「키신저」 왕국의 진상을 공개, 1배10명의 요원을 거느린 국가안보회의를 모태로 해서 그 산하의 6개 위원회를 통솔하는 「키신저」가 각료나 합참장성을 제쳐놓고 외교정책을 좌지우지한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입장이 난처해진 「닉슨」대통령은 같은 2일 황급히 「지글러」 대변인을 통해 반박성명을 내놓지 않을 수 없었다.
「사이밍턴」발언은 엉터리다. 「로저즈」 국무는 외교문제에 관한 한 대통령의 최고 보좌역이 틀림없다』고 강조한 「지글러」대변인은 이어 「키신저」가 지난번 외교교서를 입안하는덴 적잖은 역할을 담당했지만 대통령은 「로저즈」국무를 여전히 신임한다고 열심히 설득(?)하려 했다.
그러나 「로저즈」-「키신저」 관계가 야릇한 「라이벌」관계 같다는 건 오래된 얘기다.
중동에서의 미소협조를, 역설한 「로저즈」발언을 「키신저」가 「소군축출론」으로 뒤집은 것이나, 「캄보디아」 진공이 대공협상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던 「로저즈」의 입장이 그 사정을 반영하고있다.
때문에 어엿한 국무장관을 제쳐놓고(?) 「하버드」의 책상을 백악관으로 옮겨놓은 다음, 수백명의 「브레인」들을 호령하며 외교정책산실의 안방마님노릇을 하는 「키신저」의 서슬을 상원 「비둘기」파들이 보기에 꽤 떫었던 모양. <유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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