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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서울의 고동 8시책 및 15대 사업의 문제점(16)-어린이 대공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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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시내에서 공원은 좀 먹혀 들어가고만 있다. 남산·장충단·사직·삼청 등 나무가 우거지고 계곡의 물소리라도 들을 수 있는 자연공원은 지금까지 한발한발 침식만 당해 시민이 자연을 벗할 수 있는 공원면적이 자꾸 좁아져 간다.
박정희 대통령은 놀이터를 잃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엄청난 단안으로 서울 성동구 능동일대 21만2천1백23평의 서울 컨트리·클럽·골프장을 어린이 대공원으로 만들도록 양탁식 서울시장에게 지시했다.
이 일대가 골프장이 된 것은 일경 때인 1929년6월. 이곳은 원래 순종황제의 비 순명황후 민씨의 능이 있던 자리로 유강원, 또는 유릉이라 불려 동명도 능동이 되었던 곳이다. 해방 후 그리고 6·25사변으로 폐허가 되었던 것을 54년7월16일 백두진씨, 이순용씨, 장기영씨, 손원일씨 등 18명이 사단법인 서울 컨트리·클럽을 발족, 6천7백50 야드(현재 6천8백50 야드) 파 72의 챔피언·코스로 골프장의 문을 열었었다. 현재 서울 컨트리·클럽 회원은 1천2백명이며 골프 인구는 8천명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우리 나라 골프장의 효시이며 변두리 개발로 중심지대가 된 넓은 대지를 어린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어린이 공원으로 만들라고 박대통령은 지시한 것이다.
서울시는 우선 2억원을 올해 예산에 확보, 어리이 공원 설계에 착수했다. 그러나 현재 8천여명의 골퍼가 이용하는 골프장을 문을 닫게 한다는 것은 아무리 해도 무리한 일. 서울시는 서울 컨트리·클럽에 대해 북한산 기슭 효자리에 있는 시유임야 45만평 일대에 새로운 골프장을 만들어 주고 서울 컨트리·클럽을 그 곳으로 옮기도록 할 계획이다.
새 골프장을 만들려면 최소 2년∼3년간의 긴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서울시는 현재의 컨트리·클럽을 회원들이 이용하도록 하는 한편 한쪽에서 어린이 공원시설물을 설치, 공사를 하기로 했다. 컨트리·클럽에 대한 대지 보상비는 컨트리·클럽이 문화재 관리국으로부터 불하 받은 가격이 11억5백50만원이지만 현재는 명당 5만원씩이나 되어 싯가 1백억원이 되기 때문에 새 골프장으로 자리에 설치해주는 공사비를 서울시가 부담함으로써 해결 짓게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21만평의 대지에 설치할 어린이 대공원 건설계획을 오는4월까지 확정, 5월5일 「어린이날」에 세부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가 구상하고 있는 어린이 대공원 건설계획은 현재의 녹지를 최대한으로 이용,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잔디광장을 곳곳에 확보하며 ①역사의 광장 ②미래의 광장 ③오락의 광장 ④운동의 광장 ⑤교통의 광장 ⑥교육의 광장 ⑦휴양의 광장 등 7개의 광장으로 구분, 그 광장에 따른 각종 시설물을 설치하여 어린이들에게 오락을 통한 사회교육과 정서교육을 자연히 습득토록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 광장간에는 모노레일을 설치, 어린이가 타고 다닐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어린이 대공원 건설에는 모두 5억원이 필요한데 각종 광장에 필요한 시설물은 재일 교포를 비롯한 해외교포로부터 기증 또는 유치 시설계획을 아울러 세우고있다.
그러나 어린이 대공원의 건설 세부계획이 발표된다 하더라도 컨트리·클럽의 이전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공사 착공은 빨라야 8월에나 될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시는 어린이대공원 건설기간을 72년까지로 잡고 있어 몹시 초조해 하고 있다. <양태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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