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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산의 국제공약|아시아 문학지 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펜·클럽 한국본부가 작년 서울서 열린 제37회 국제 펜 대회 때 공연했던 이간 「아시아 문학」(영·불 판)이 자금지원이 전혀 없고 관계지역 펜 본부의 반응도 신통치 않아 당초계획대로의 5월내 출간이 어렵게 됐다.
한국 펜 본부는 작년 국제대회 때 아시아 태평양지역 문인들간의 유대를 강화한다는 뜻에서 아시아 문학 번역국 설치를 제의, 승인을 받아 한국에 아시아 문학 번역국(회장 정인섭·의장 임어당)을 신설, 계간 「아시아 문학」발간에 착수했었다.(사륙판 1백50페이지 영·불 판 각 5간부)
아시아문학 번역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 15개국 16개 펜 본부에 원고를 청탁하는 한편(펜 본부 당 7천5백 단어)우리 나라 작품을 선정, 번역하기 위한 7인 소위원회(위원장 정인섭, 위원=이헌구·조연현·여석기·김종길·김병걸·임헌영)까지 구성했으나 여러 가지 문젯점에 부딪쳐 주춤한 상태에 있다.
우선 첫 번째 문제는 아시아문학 발간에 앞장서서 협조해야할 아시아-태평양지역 펜 본부들이 협조는커녕 원고 청탁한지 3개월이 되도록 회신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아시아 문학」발간에는 우리 나라 정부가 다소의 경제적 도움을 주기로 되어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국제 펜 본부와 관계 지역 펜 본부가 경비를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었다.
그러나 당초 출간 예정인 5월을 불과 2개월 여 남겨놓은 현재 아시아 문학 발간을 위한 예산이 전혀 세워져 있지 않아 우리 작품을 영역 혹은 불역할 역자들에 대한 대우조차 구체적으로 정해놓지 못하고있는 형편이다.
또한 7인 소위원회에 의해 선정된 우리 나라 작품들에 대해서도 선정기준 없이 너무 서두른 것이 아니냐는 회의도 일고 있다. 7인 소위원회는 지난 12일에야 김종길(시), 여석기(희곡), 김병걸·임헌영(소설)씨 등에게 작품 선정을 의뢰했는데 이들은 불과 나흘동안 작품을 추려 17일의 회의에서 복수 추천, 그날로 곧 선정을 끝낸 것이다.
2월중에 선정, 번역을 끝낸다는 당초 계획에 맞추기 위해 서두른 데는 이해가 가지만 「아시아 문학」의 성격상 좀더 신중을 기했어야 하지 않았겠느냐 하는 것이 일부의 견해다. 또한 17일에 선정했어도 어차피 2월내 번역은 거의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문젯점을 안고 있는 아시아 문학 번역국은 『설혹 예정기일은 넘긴지 몰라도 「아시아 문학」이 발간되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못박으면서 만약 외국 펜·클럽이 원고를 보내오지 않거나 청탁한 분량보다 적은 분량을 보내오면 모자라는 부분은 우리 나라 작품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이 「아시아 문학」은 오는 9월12일부터 18일까지 에이레의 더블린에서 열리는 제38차 국제 펜 대회의 보고 사항으로 되어 있어 아주 늦는다해도 8월쯤은 출간되어야 하는데 자금 문제나 그 밖의 문제들에 대한 결정적인 계기가 오지 않는 한 8월내 출간도 힘들 듯 하다는 것이 한 관계자의 얘기다.
그러나 이날 선정한 우리 나라의 수록 작품과 번역진은 다음과 같다.(소설은 우선 순위로『금 따는 콩밭』이 첫 호에 수록됨)
◇수록작품▲소설=『금 따는 콩밭』(김유정), 『어리석은 농부인생을 도둑맞다』(정을병), 『어떤 파리』(박순녀), 『암야항』(김성한) ▲시(번역 안된 작품으로 2편씩)=김광섭 서정주 박목월 박남수 김춘수 박용래 ▲서평=김종길(고원 역편의『현대한국시선』에 대하여 ▲한국문단소식=김병걸
◇번역진 ▲시=피천득·이창배·리처드·러트·위클리 ▲소설=장왕록 김종운 송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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