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 만진 일없고 자백하던 날 철야|변호사와 문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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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낮 12시40분 이택돈 변호사가 질문에 나섰다)
▲문=중1때 하늘로 올라가는 화약을 갖고 놀았다는데 사실이냐?
▲답=예.
▲문=소리가 크냐.
▲답=소리 크기는 전에 큰집 앞 길거리에서 터뜨리니까 안방까지 들렸는지 『홍준아, 화약 놀이를 하지 말라』고 말을 들은 일이 있다.
▲문=전에 학교에서 박재성이와 화약 놀이 한 일이 있나.
▲답=재성이가 터뜨린 일이 있다.
▲문=화약을 까서 모아 만든 일이 있나.
▲답=한번도 없다. 다만 까서 모은 뒤 불을 붙여보니 『쉬-』소리가 났다.
▲문=왜 그랬나.
▲답=어쩌나 한번 보려고 그랬다.
▲문=연행 전에 숨었던 일이 있나.
▲답=없다.
▲문=어디서 연행 당했나.
▲답=집에서다.
▲문=연행되어 처음 간 곳은?
▲답=연미 여관이다.
▲문=거기 누가 있더냐.
▲답=큰형도 있었다. 3시간30분 정도다.
▲문=자백할 때까지 몇번이나 옮겼나? (잠시 생각하더니)
▲답=방을 옮긴 것까지 모두 네번이다.
▲문=수사관은 모두 몇 명이었나?
▲답=8명.
▲문=이름을 아나?
▲답=모른다?
▲문=얼굴을 기억 하나?
▲답=기억 할 수 있다.
▲문=그때 몸은?
▲답=그날 아침부터 아픈데 끌고 갔다. 그 뒤 계속 아팠다.
▲문=잠은 잘 잤나?
▲답=자백한 그날 묻는 바람에 하룻밤 꼬박 새웠다.
▲문=자백 전에 매 맞은 일은?
▲답=없다.
▲문=자백 뒤에는?
▲답=『심지를 대라』고 할 때 매를 맞았다. 『대라』며 손을 뒤로 포승줄로 묶고 다리를 뒤로 올리고 얼굴을 바께쓰 물에 쳐 넣었다.
▲문=얼마나 그랬나?
▲답=얼마 안 된다. 이 계장이 보고 말려 그만두었다.
▲문=자백하면 좋지 않은 말을 한 일이 있나? (이때 검사들이 자백 전에 매 맞지 않았다는데 왜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항의)
▲답=조금 들었다. 욕설 밖에 기억 안 난다.
▲문=자백하면 구속 않겠다는 각서를 써 달라고 한 일이 있나?
▲답=있다. 검사가 이건 장난이니까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문=각서는 누구에게 써 달라고 했나.
▲답=기억이 없다. 받은 일도 없다.
▲문=자백할 때 녹음하는 것을 알았나.
▲답=나중에 서장실에서 알았다.
▲문=누가 자백을 번복하라고 이야기했나.
▲답=없다.
▲문=뇌관을 본 일, 들은 일, 산 일이 있나.
▲답=없다.
▲문=도화선을 본 일, 배운 일은.
▲답=영화에서 본 일이 있다.
▲문=방학 전에 폭음 탄을 산 일이 있나.
▲답=없다. 전에 1백원 어치 산 일이 있으나 모두 다 썼다.
▲문=화약 종이는 빨간 것이냐.
▲답=여러 가지다.
▲문=집에 남색 테이프가 있었나?
▲답=아버지가 갖다둔 것을 본 일이 있다.
▲문=집에 007 딱총이 있나.
▲답=모른다. 딱총은 갖고 놀지 않는다.
(이때 어머니가 그거 왜 동생이 갖고 노는 것 있지 않니 하며 물었으나 김 군은 대답을 안 했다.)
▲문 (주도윤 변호사) =수사관의 유도 심문에 스스로 말을 맞추어 대답한 것이지.
▲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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