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 귀국 며칠 늦어질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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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외무부는 요즘 재외공관장 이동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2월 안으로 국·과장급 이동과 직원들의 「로테이션」을 모두 끝낼 예정으로 있어 들떠있다. 국장급에서는 공석중인 「호놀룰루」 및 「시카고」총영사, 「싱가포르」대표부 자리 (공사급)를 놓고 신경들을 곤두 세우고 있고 과장들 가운데서는 좋은 지역의 참사관을 기대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최규하 외무장관은 『사전 운동이나 신문에 먼저 발령을 받는 사람은 해줄 것도 않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어 「좋은 자리 따기 운동」은 숨을 죽여 땅속으로 파고들고 있다는 것.
총무처는 공무원 기강 문제와 관련이 있는 민원 사무 감사와 공무원 체육 대회를 다가선 두 차례 선거전에 실시하면 잡음이 있을지도 모른다해서, 모두 선거 후로 미루었다.
지난 연말에 각종 민원 사무의 처리 기간을 법제화한 총무처는 그 운영 실태 감사를 3월 안으로 전국에 걸쳐 실시할 계획이었던 것.
공무원 체육대회도 잡음을 우려하여 올 가을의 전국 체육 대회전에 열 것이라고 하며 총무처가 국영 기업체의 보수와 조직을 통제하려던 계획도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매주 두 번씩 열리던 공화당의 정책위 의장단 회의는 부의장들이 모두 공천에서 빠진 뒤부터 사실상 없어지다시피 됐다.
정책위 의장단 중 백남억 당의장 서리와 이병옥 연구 실장을 제외한 김주인·안동준·김병순 부의장이 모두 공천에서 탈락돼 공천 발표가 난 지난달 16일이래 의장단 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다.
이병옥 실장은 『의장단 회의에 올릴 안건이 없어 회의를 소집하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대통령 선거 공약, 지난번 선거의 백가지 공약 분석, 3차 경제 개발 계획의 조정 등 중요 안건이 모두 정책위 의장을 겸하고 있는 백 당의장 서리와 이 실장의 협의로만 처리되는 실정.
신민당 주변에는 김 후보 집 폭발물 사건·정 본부장 댁 화재 사건 이후 또 다른 사건이 생기지 않을까 해서 두려워하는 「피해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김 후보 측근에서는 김 후보가 귀국할 때 『관제 데모 같은 것이 공항에서 있을지 모른다는 정보가 있다』고 말하고 있고 정 본부장 집에 두 차례에 걸쳐 온 협박 편지에 『다음 차례는 이철승씨 집이다』라는 내용을 놓고 이씨 주변에서도 신경을 날카롭게 하고 있다.
김 후보는 당초 10일 귀국 예정이었으나 9일 김상현 의원이 급히 도일하고 김 후보의 귀국은 예정보다 늦어진다고 김수한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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