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70㎞ 日신칸센 8분간 '졸음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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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기관사가 약 8분간 졸음 운전을 해 일본의 고속전철 신칸센이 자동장치 작동으로 긴급 정차하는 사고가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3시20분쯤 JR 산요(山陽)신칸센 오카야마(岡山)역으로 진입하던 히로시마(廣島)발 도쿄(東京)행 고속전철이 정해진 위치보다 1백m 앞에 긴급 정차했다. 이에 놀란 역무원이 운전석으로 달려가 보니 기관사(33)는 정차 사실도 모른 채 운전석에 앉아 졸고 있었다.

조사 결과 기관사는 약 8분 동안 26㎞ 거리를 졸음 운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 최고속도는 시속 2백70㎞였다. 신칸센 운전 1년7개월째인 기관사는 "병이 난 것은 아니며, 깜빡 졸았다"고 밝혔다. 자동 정지장치 작동으로 열차가 역 앞에서 긴급 정차해 사고는 나지 않았으나 3대의 신칸센 운행이 지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신칸센은 역에 진입할 때 자동 열차제어장치(ATC)에 의해 속도가 단계적으로 시속 30㎞로 떨어지고, 이후에는 기관사가 확인 단추로 ATC를 푼 후 수동 브레이크를 이용해 지정된 위치에 정차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30㎞까지 감소된 후에도 기관사가 확인 단추를 누르지 않자 열차가 긴급 정차한 것으로 밝혀졌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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