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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끝난 추신수, 어디로 기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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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추신수가 2일(한국시간) 피츠버그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회 득점을 올린 뒤 동료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신시내티는 2-6으로 져 디비전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피츠버그 AP=뉴시스]

미국 프로야구 추신수(31·신시내티)의 가을야구도 뜨거웠다. 팀은 디비전시리즈(NLDS) 진출에 실패했지만 강렬한 한 방을 터뜨렸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의 겨울은 더 화끈할 전망이다.

 추신수는 2일(한국시간) 미국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번타자로 나섰다.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로는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2004년 LA 다저스 소속이던 최희섭(34·KIA)은 세인트루이스와의 NLDS 1차전 대타로 한 차례 나서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추신수는 1회 초 피츠버그 왼손 선발 프란시스코 리리아노(시즌 16승8패)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0-3으로 뒤진 4회엔 오른 팔꿈치에 사구를 맞고 출루했다. 이어 추신수는 2사 1, 2루에서 제이 브루스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1-3을 만들었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포스트시즌 첫 출루에 이어 첫 득점까지 기록했다.

 추신수는 1-6으로 뒤진 8회 1사 후 바뀐 좌완 토니 왓슨으로부터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타구를 잡으려던 관중의 손을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졌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홈런으로 인정됐다. 한국인 포스트시즌 첫 안타와 첫 타점, 첫 홈런이 한꺼번에 달성됐다. 추신수는 3타수 1안타(1홈런)·1타점·2득점·4사구 1개를 기록했다. 신시내티는 2-6으로 졌지만 팀의 2득점을 혼자 올린 추신수는 빛났다.

 단판 승부 패배로 신시내티의 가을 야구는 허무하게 끝났다. 하지만 추신수가 가치를 입증하기엔 한 경기만으로 충분했다. 추신수는 네 타석 모두 왼손 투수를 상대했다. 그는 올 정규시즌에서 좌투수 상대 타율이 0.215로, 우투수(0.317)에 비해 극히 낮았다. 시즌 홈런 21개도 모두 오른손 투수에게서 때린 것이다. 추신수는 시즌 최종전에서 왼손 투수를 두들겨 홈런을 만들어 냈다. 큰 승부에 강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신시내티는 추신수가 잔류하기를 원하지만 구단 재정이 넉넉하지 않아 고민이다. 지난달 말 추신수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61)는 “추신수의 몸값 총액이 1억 달러(약 1074억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도 1일 ‘추신수와 보라스가 헌터 펜스(30)의 계약을 기준으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펜스는 지난달 말 5년 총액 9000만 달러(약 967억원)에 샌프란시스코와 재계약했다. 현재 뉴욕 메츠와 텍사스 등이 추신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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