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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굴수난「마야」유적|기원전의 신비 산산조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고대「크레타」문명과 「비잔틴」문명에 비견되는 중미고원의 「마야」「아즈레카」문명의 유적이 16세기에 「스페인」에 의해 파괴된 이래 최근 「도굴꾼」들에 의해 두번째 수난을 겪고 있다.
「멕시코」와 「과테말라」를 중심으로 흩어져 있는 이들 유적은 「헬리콥터」·선박까지 동원되어 국외로 밀반출 되고 있는데 고고학자들은 이를두고 「대제국에 대한 두번째 파괴행위』라고 말하고 있다.
주로 거대한 석주에 새겨진 조각이나 입상을 운반하기 위해 『상인』들은 전기톱으로 토막을 내어 통째로 가져가든가 나무껍질을 벗기듯이 부조만을 살짝 떠내어 암매하고 있다.
「과테말라」의 경찰은 얼마전 미국「휴스턴」행의 「기계류」로 포장된 상자에서 3t짜리 석주가 32토막으로 잘라져 있는 것을 적발해 냈다.
지금까지 중남미고대문명연구자들이 귀중하게 여기고 있던 1백30여종의 「마야」문명의 유적들은 최근에 이르러 그 대부분이 파괴되거나 도난 당해 국제미술시장에서 암거래되고 있다.
이 문화재를 구입하는 측은 개인적인 수집가뿐만 아니라 「멕시코」·「뉴요크」·「파리」·「로잔」·「퀼론」등 세계의 유수한 박물관이 포함돼있다.
미국 「휴스톤」의 성 「토머스] 대학박물관에는「과테말라]의 나란호 지방에 있던 석주가 25토막으로 갈라져 진열 돼 있으며 「미니애폴리스」 미술관에는 부조만을 벗겨온 부분이 진열돼있다.
이처럼 「마야」문명의 유적이 주로 미국인을 중심으로 한 상인들에 의해 파괴되자 고고학자들은 2천5백여년동안 계속된 「마야」 문명의 신비가 가까스로 「베일」을 벗기 시작한 단계에서 큰 암초에 부딪쳤다고 우려하고있다. 이에 따라 「멕시코」와「과테말라] 정부를 중심으로 하여 고고학자들은 문화재암매를 규제할 수 있는 국제적인 협정을 맺자는 의견을 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메트러폴리턴」지 미술관에서는 50만 「달러」의 가격으로 매매가 제의돼 온 고대「마야」사원의 부조품을 거절하고 「멕시코」로 되돌려 보냈다.
그러나 조그마한 입상이나 석왕의 조각파편 하나만으로도 5∼6만「달러」씩 호가하는 「마야」유적에 대한 매력은 강력한 국제적인 제재가 없는 한 계속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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