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새 장치 먹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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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오염수 처리를 위한 ‘비장의 카드’로 강조해온 오염수 처리설비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시운전이 22시간여 만에 중단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도쿄전력은 27일 자정 무렵 시운전을 시작했으나 28일 오후 10시40분쯤 “약품을 이용해 방사능 물질을 제거할 때 나오는 진흙의 배출량이 비정상적으로 적어졌다”는 판단 때문에 가동을 중단했다. 결과적으로 22시간여 만에 100t 정도의 오염수만 처리하고 다시 멈춰 섰다. 도쿄전력은 29일 “점검 작업에 쓰였던 고무판이 탱크 안에 일부 떨어져 있었다”며 “이 고무판이 탱크 하단부의 배수관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오염수 처리시설이 방사능 물질 중 세슘만 제거할 수 있는 반면 ‘다핵종제거설비’는 삼중수소를 제외한 62종류의 방사성 물질을 걸러낼 수 있다. 도쿄전력이 보유하고 있는 세 종류의 ‘다핵종제거설비’ 가운데 다른 두 종류는 지난 3월 시운전을 시작했지만 6월 탱크 내부의 부식으로 인해 물이 새는 게 확인돼 현재 보수작업 중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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