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헛다리짚었더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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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신문은 전부 헛다리짚었더군』-. 박정희 대통령은 23일 낮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점심을 나누는 자리에서 개각에 관한 신문 보도를 이렇게 말했다. 박대통령은 개각을 결심한 것이 약 한달 반전으로『정일권 전 총리가 사표를 표명했기 때문이었다』고 밝히면서『신상철 주 월 대사는 그곳에서 만 8년이나 있어 이번에 입각시킨 것』이라고 했다.
이후락씨의 중앙정보 부장 기용에 대해서는 지난 11월에 왔을 때는『그대로가 있어』라고 말했다가 지난 9일 왔을 때 비로소 귀뜸을 해주었다면서『그러나 이 얘기가 흘러 나가면 취소 해 버리겠다고 못 박아 두었었다』고 말하기도. 김종필씨와는 인사문제에 관해 얘기하지 않았다는 박 대통령은 기강 쇄신과 부정문제에 대해『지금 하는 대로 소리 없이 해 나가겠으며「대 혁신 운동이다」라고 해 봤자 결국 용두사미가 되지 않았느냐』고 도.
한편 육영수 여사는 시종 정치적인 얘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옥 천 산이라는 사과를 권하면서『사과하면 의례 대구 산을 얘기하지만 이렇게 크고 맛있는 사과는 없을 것』이라고 고향 산 사과 자랑만.
겸직 파동 이후 반년을 끌어온 국회의 겸직 조사 특위는 조사 대상 당원의 겸직 여행에 대한 판도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실의 나열만도 아닌 선에서 간신히 단일 보고서를 국회에 내기로 여-야간에 합의했다.
23일 하오 마지막 회합에서 공화당은 조사한 사의만을 나열하자고 주장 한데 반해 신민당 측은 겸직 여부를 판정해서 보고하자고 주장했던 것.
여당 위원들은 혐의가 짙었던 3명의 의원이 법원으로부터 이 사직 불 존재 판결을 받은 만큼 이를 존중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형평의 원칙에 따라 나머지의 의원만을 판정 대상으로 할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고, 야당 의원들은 판단이 없는 보고서는 무의미하다는 게 그 이유.
결국 조사결과에 위원회 의견에 부치는 선으로 낙착됐지만 7대 국회에서 한 바람 일으켰던 겸임 문제가 이처럼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은 그 파문의 시작에서부터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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