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세계에 소개된 솔제니친 소설 7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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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금년도「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소련 작가「알렉산도르·솔제니친」의 미발표 소설 7편이 최근 서방 세계에서 공개되었다.
얼마 전『귀국이 허용되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로「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솔제니친」은 17일 소련 공산당 기관지「프라우다」로 부터『더러운 날조「뉴스」를 팔아 「위스키」와 담배를 구걸하는 반역자』란 혹평을 받기도 했다.
「솔제니친」은 이미『암 병동』『「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등으로 병든 소련 사회를 고발했는데 이번에 발표될 작품들도 그 기저에 이런 반항 정신이 깔려 있다.
이번 영국「업저버」지가 공개한「솔제니친」의 소설은『낡은 바께쓰』『「세그멘」호수』『「클호즈」의「룩색」』『화롯불과 개미들』『시인의 유골』『「에세닌」마을에서』 『「녜바」강변의 도시』등인데 인수 경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실명이 없었다. 여기 그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한다.

<낡은 바께쓰>
낡은「바께쓰」가 숲의 참호에 버려진 낡은「바께스」를 소재로 한 작품. 18년 전의 대 혼이 많이 소멸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생생하다.
나는 거기서 낡은「바께스」하나를 발견한다. 첫 전투가 있은 후 잽싼 병사가 파괴된 마을에서 주워 와 밑동을 구부려 연통에 이음쇠로 썼다. 1백50일간의 전투 동안 이 물통 을 통해 연기를 내뿜고 손을 녹이고 담뱃불을 붙이고 빵을 구웠다 낡은 들통은 병사들의 수많은 사연을 담은 것이었다. 어떤 맑은 날 전력 변경에 따라 병사들의 이동이 일어나고 물통은 버려진다. 나는 18년 동안 여기 남겨진 물통을 바라볼 때 옛날을 회상하게 되어 눈물이 난다.

<세그덴 담수>
악마가 소유한 악사를 소재로 한 것. 사람이나 짐승이나 이 호수에 접근하지 못한다.
모든 길은 파괴됐으며 칼과 권총을 가진 경비 자들이 숲에 숨어 감시한다.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는 땅「세그덴」호수는 정원형이며 숲이 둘러싸고 있다. 호숫가는 노란 모래와 갈대
숲으로 둘려 있고 물은 언제나 맑고 고요했다. 이곳은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고 살 영원의 장소여야 했으나 사팔눈의 악마 왕자가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고 살고 있다. 악마는 여기서 물고기를 잡고 오리를 쏜다. 내 고향은 악마의 유의 장이 된 것이다.

<「콜흐즈」의 특색>
집단 농장 생활을 그린 것, 가죽과 밀짚으로 엮은「룩색」은 농부의 아내가 우유니「치즈」니「도마도」를 읍내에 내가고 대신 두 가정이 먹을 50명의 빵을 넣어 오는데 쓰이는 것이다. 이「룩색」은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며, 웬만한 사람은 견디지 못할 무게를 견디는 물건이다.

<화롯불과 개미들>
미약한 생명체의 운명을 풍자한 것. 썩은 나무 둥지에 개미들이 사는지 도 모르고 불 속에 나무 둥치를 던진다.
나무는 타기 시작하고 개미는 허둥지둥 살려고 날 뛴다. 개미는 나무 끝까지 기어 나왔으나 불꽃이 닿자 사라진다. 나는 나무를 잡아 한쪽에 굴린다. 개미들은 모래나 소나무 잎 사이로 숨으려 든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이들은 불에서 달아나지 못한다. 그들이 고난을 극복하자마자 그들은 되돌아오는 것이다. 어떤 힘이 그들을 고향으로 끌어오는 것이다. 나무에 되 매달리거나 주위를 맴돌다가 거기서 사라져 가는 것이다.

<네바 강변의 도시>
성「이삭」의「비잔틴·돔」주위에 등불을 든 천사들이 둘러섰다. 세 개의 휘황한 금탑이 「네바」와「모이카」강 건너로 반사한다. 여섯 말이 끄는 마차가「로시」의 정교한「아치」위를 지나간다. 새로운 건축물이 여기에 어떻게 비견될 것인가「러시아」인 조상들이 이룩한 모든 미술의 극치가 오늘날 재현 될 수는 없는가 이 무질서하고 재난에 싸 인 생활은 무엇인가 하고 묻는 것이다.

<시인의 유골>
이곳「오카」강 절벽 위에 예전엔「올코프」라고 불려진 한 마을이 있었다. 당시「러시아」인들은 산 수려한 이곳에 즐겨 자리잡고 살았다. 청명한 날 여기서 보면 연초 지대를 건너 저 멀리 수도원의 송 탑이 보인다.
「야콥·폴론스키」는 이곳에 반해서 여기 살면서 이곳에 묻히기를 원 했었다. 사람은 영혼이 무덤을 나와 그 주위를 떠다닌다는 생각을 믿는 영향이 있다. 여기 세워졌던 수도원은
없어지고 지금은 초소 하나가 길목에 서 있고「온 나라에 평화가 가득히」란「포스터」가 새카맣고 작은 소녀를 안은「러시아」노동자의 그림에 곁들여 붙어 있다.

<「예세닌」마을에서>
단조로운 4개의 마을이 길을 따라 점철되어 있다. 먼지투성이 정원이란 구경 할 수 없고 근처엔 숲조차 없다.
흔들 기리는 울타리를 돼지가 길 가운데 나 돌아다니고 닭들이 모이를 찾아 길바닥까지 할퀸다. 상점이란 덜 그 덕 거리는 닭 집 같고「워트카」술 상표가 눈에 띄며 빵은 도끼로나 자를 수 있을 것 같다.「예세닌」의 동네로 들어서면서 마을의 관심은 추수에 있고 왁 자지껄한 시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오카」강의 가파른 강둑을 걸으면서 저 너머 보이는 경치가 옛날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을 어찌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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