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월드] 미군 해외주둔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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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미군의 해외 주둔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과거 필리핀처럼 미국의 식민지였던 곳에 주둔한 적은 있지만 실질적인 의미에서 전 세계적 규모의 해외배치는 이때부터 이뤄졌거든요. 미국은 2차대전에서 승리한 뒤 전후처리 명목으로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에 상당수의 미군을 그대로 남겨뒀지요.

당시 패전 독일을 분할 점령했던 소련군과 미군 등 연합군은 동.서독에 각각 30만명과 10여만명의 군대를 주둔시켰었죠. 일본에는 더글러스 맥아더 원수를 군정사령관으로 미 군정이 진주했답니다.

동유럽국가들이 소련의 개입으로 공산화되자 미국은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는 안보벨트로서 미군을 서독 등 서유럽 각국에 반영구적으로 주둔시키게 됩니다. 1949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창설은 미국과 소련 간 군사적 대결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어요.

같은 해 중국마저 공산화되자 공산주의의 아시아 확산을 우려한 미국은 1953년 한국을 비롯해 일본.필리핀 같은 나라들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해 미군 주둔을 사실상 영구화했어요. 또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지역에는 석유안보를 명목으로 미군을 주둔시켰고요.

냉전 시절 해외 주둔 미군의 병력 규모는 유럽 30여만명, 한국 4만~7만명, 일본 5만명 등 대체로 50만명을 넘었답니다.

하지만 91년 소련연방이 해체되고 냉전체제가 붕괴되자 미군의 해외 주둔 규모도 대폭 줄어들게 돼요. 가장 많았던 90년 해외주둔 미군의 수는 61만명에 달했지만 2000년에는 25만8천명까지 내려갔습니다.

미국은 또 냉전 종식 이후 군 혁신(Military Transformation) 계획의 일환으로 병력 규모는 감축하되 첨단 군사무기 개발과 신속대응군을 강화하는 쪽으로 군 체제를 재편하고 있어요. 이에 따라 해외파병도 상시 주둔에서 필요시 파견하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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