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돈 빼돌린 의혹 … 인터불고 그룹 세무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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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불고 권영호 회장

국세청이 국제 수산·레저 업체인 인터불고 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이 회사가 한국에서 운영 중인 호텔과 골프장 조사를 통해서다.

 25일 국세청과 인터불고 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 직원 4명이 대구시 만촌동 ‘호텔 인터불고 대구’에 찾아왔다. 이들은 대구의 인터불고 호텔 2곳과 경북 경산의 골프장 ‘인터불고 컨트리클럽’ 관련 재무 서류와 컴퓨터 파일을 받아갔다. 국세청은 인터불고 그룹이 세금을 내지 않고 자금을 해외로 내보낸 것이 없는지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은 주로 외국계 기업이나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와 관련해 특별 세무조사를 하는 곳이다. 구체적인 조사의 내용과 관련해 서울지방국세청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인터불고 그룹 측은 “그룹 계열사에 대해 통상적으로 하는 일반 세무조사로 안다”고 밝혔다.

 인터불고 그룹은 경북 울진 출신의 권영호(74) 회장이 세웠다. 원양어선 선원으로 일하면서 돈을 모아 그룹을 만들었다. 한국뿐 아니라 스페인·네덜란드·중국과 아프리카 앙골라 등지에 수산·레저·유통·건설 분야 28개 계열사를 갖고 있다. 권 회장은 2008년 시가 200억원대 땅을 대구 계명대에 기부하기도 했다. 1996년에는 애국가 작곡가인 고(故) 안익태 선생이 스페인에서 살던 집을 사들여 한국 정부에 기증하기도 했다. 그룹 이름인 인터불고(Inter-burgo)는 스페인어로 ‘조용한 작은 마을’이란 뜻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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