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미가와 중농 점검해본 현장(중)농가의 수입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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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농림부는 올해 쌀 생산비가 가마당 4천98원, 중농수단(1·5정보)농민의 월 평균 순익은 1만5백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농으로 1·5정보를 농사 짓는 전차조씨(김해 읍 전하리)에 의하면『수확된 쌀(45가마)을 모두 현금화해도 월 평균 수입은 7천8백원 꼴』인데 지대와 자본 용역 비를 계산한다면 적자가 될 것 같다는 것이다.

<수지 안 맞는 쌀 농사>
전씨의 계산에 따르면『경지정리 단위인 1구역(9백 평)당 비료값 2천5백원, 농약 값 3천5백원, 논갈이 4천2백원, 머슴 임금(새경)1만8천 원, 탈곡 비·운반비 등 5천 원, 농지세·수리 세 8천5백원, 기타 부대비용 2천5백원으로 총 생산비는 4만4천2백원.』
올해『1구역 당 수확량은 9가마로 이를 정부 수매가격 가마당 7천 원에 모두 판매하던 6만3천 원』이므로 1·5정보 농사에서 월 평균 7천8백33원의 수익이 된다는 계산이다.
이 계산에 따르면 농지소유 상한선인 3정보 경작자는 지대와 자본 용역 비를 계산 안 해도 월수입은 1만5천6백66원 꼴이니『쌀 농사가 어떻게 수지 맞겠느냐』는 얘기다.
이 같은 생산비의 상승원인으로는 일손부족으로 머슴임금이 크게 올랐다는 점등을 들 수 있다. 머슴임금은 68년 24·9%, 69년에는 다시 37·5%가 올라 일반농업지대의 전국 평균임금은 부대비용을 포함, 10만5천9백46원으로 나타났다.

<날품 삯도 오르고>
올해는 『날품 삯이 작년의 4백원에서 5백원』으로 25% 올랐으며『간식·술·담배 등 부대 경비를 합치면 8백원 꼴』이라는 것이 이남우씨(김해군 대저면 사덕리)의 말.
따라서 쌀 농사는 수지 맞추기가 어렵고 보리 농사는 더욱 수지가 안 맞아 자가 식양용 이외에는 아예 농사를 짓지 않는다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전체 밭의 80%에 보리를 심었지만 지금은 20%정도에 불과하며 이것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경기도 당국의 의견이다.
미·맥 작의 저조한 수익 때문에 김해평야 오지 면의 경우는『면 전체 농가의 절반이 미·맥 농사를 않고 파를 비롯한 소채를 재배하고 있으며 소채재배 수익률이 미작의 몇 배나 된다』(오지면 조동리 신삼웅씨 말)는 것. 미곡수익이 단보 당 1만원 선인데 비해 오이·상 치 등 소채재배는 2만원 내지 7만원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 미·맥 작에서 경제 작물로 영 능 방향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얘기다.

<아쉬운 다각 영농>
결국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서는 일손부족 해결을 통한 생산비 절감, 다각영농을 통한 수입증대, 미곡증산유인책으로서의 고미가 등이 함께 추구돼야 한다는 의견들이다.
이 같은 농사여건 때문에 대농 소유농토는 소작 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소작 제도는 대체로 세 가지 유형이 번지고 있는데 일체의 경비를 지주가 부담하되 ①1단보 당(3백 평) 3천 원씩 인건비 형태로 소작인에게 선불하는 것 ②수확량을 지주와 소작인이 반분하는 것 ③작황과는 관계없이 미리 지주에게 돌아갈 몫을 정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소작을 주고 잇는 대농들은 부재지주가 아니라 상업을 경영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최치중씨·수원시)인데 올해는 작황이 좋지 못해『1구역(1천2백 평)당 쌀 8가마를 지주에게 주기로 했으나 실제 수확량은 8가마가 나오지 않는다』고 김제 군 만경면의 한 소작인은 한숨 짓고 있다.

<가마니 짜기 울상>
쌀 농사가 끝나면 곧 맥 농들은 수지가 좋다는 소채 농사도 못 짓고 있는 형편. 또한 정부가 전체 농가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1정보 미만 소농들의 부업을 위해 농한기 유휴 노동력 이용계획으로 가마니 짜기 등 57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 농가부업을 장려하고 있으나 영세농들에겐 짚을 살 여유가 없다.
그러나 호남고속도로 연변 영세농들은 일당6, 7백원 꼴의 고속도로 건설 잡부로 나갈 기회가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충남 논산 군 연 무 읍에서는 『하루 1천5백 명∼2천명이 고속도로 건설 노무자로 취업하고 있다』(연 무 읍 당국계산)는 것인데 이것은『하루 1백93원 꼴의 농한기부업』(경기도 당국 계산)보다 훨씬 수입이 좋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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