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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소년 보호행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 2일에 있었던 부산소년원 가 위탁 생들의 집단 난동사건의 배경을 분석해 보면, 그와 같은 사고의 발생이 불가피했다는 심증을 갖게 해준다.
우선 이번 사건을 일으킨 부산소년원의 예산사정부터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전국의 11개 소년원이 대동소이하지만, 부산소년원의 관리비도 연간 고작 2천4백만 원인데 그 중 절반이 수당과 급료인 인건비이고. 나머지가 부식비·교육재료비·연료비, 수도·전기 등의 공동운영비, 의료비로 쓰인다 한다. 이것은 6백 명의 보호소년들을 한 달 평균 1백만 원, 즉 1인당 월액 1천5백 원으로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니, 그와 같은 상식이하의 돈을 가지고 의식주와 교정교육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예산 당국자 스스로 한번 반문해 봄이 옳을 것이다. 이래 가지고서 소년원이 사회적 문제아들을 수용하여 그 보호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학대를 한다는 혹평을 받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닌 것이다.
더 말할 것도 없이 소년원은 비행 소년들을 수용하고 엄격한 규율 밑에 국민으로서의 기초적 교육·훈련과 의료를 베풀며. 아울러 직업의 보도를 하여야 하는 교정교육기관인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들 소년들에 대한 인도적 대우가 가능할 이 만큼의 운영비는 확보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예산당국의 일대영단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는 소이가 여기에 있다.
정부로서는 웬만한 공장하나 짓는 돈이 있으면 11개 소년원을 전부 개축하거나 교외로 이전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일제 시에 교외에 건설된 소년원 건물들이 이제는 구도심지에 자리잡게 되었으니. 이들 대지를 매각하고, 새로 넓은 대지를 구입하여 부속농장이며 부속공장들을 건설하여 직업보도를 해 주어야 할 것이다. 소년원 재소 생들도 잘만 지도하면 유능한 일꾼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요, 생산품도 만들어 자체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기에, 보다 긴 안목으로 장기적인 교정계획을 편성해 주길 바란다. 또 음성적으로 받는 돈을 양성화하여 부유한 보호자로부터는 수용료를 받는 제도도 연구해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차제에 특히 강조해야 할 것은 보도원의 처우를 대폭 개선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소년원의 보도원이나 교도소의 보도원들의 근무조건과 처우가 나빠 퇴직 율이 높고 사기는 낮기에 이들에게도 특근수당 등을 합리적으로 책정하여 사명감을 불러일으키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대학의 사회사업과의 정원도 늘리고 보도원학교를 만들어 장학금제도를 설치해서라도 설득력 있고 사명감에 불타는 보도원들을 육성하는 일도 또 하나의 당면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오늘날 소년범죄의 급격한 증가 경향은 전세계적인 것이며, 한국도 결코 그 예외가 아님은 통계가 입증하고, 있는바와 같다. 작년 1월부터 8월까지의 청소년 범죄는 모두 2만1천5백85명으로 재작년보다 6.2%나 늘어났고, 금년에는 보다 더 늘어났을 것이 예상된다. 나아가 범죄의 질도 강도·폭력·상해 등이 많으며 소년들의 범죄 연령이 해마다 낮아지고 있음은 주목할 만한 현장일 것이다. 원인별로 보면 가정빈곤 때문에 죄를 지은 소년이 18.6%인데 비해, 친구를 잘못 사귄 경우가 18.9%로 더욱 많고 보호 처리된 범죄소년중 학생이 1천1백76명이 되고있다.
외국에서는 비행소년 등을 보호교정하기 위하여 소년원 외에도 소년 감별소·소년형무소·교미원 등 시설이 있고, 비행 소년의 보호 및 갱생을 위해서는 특별히 엄선된 보호 관찰관·보호사·갱생보호회·BBS등이 활동하고 있는데 우리 나라의 경우, 갱생보호회는 유명무실하고 청소년육성 국민운동조차 전개하지 못하고 있는 한심한 실정이다. 자라나는 새싹들이 악의 수렁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고 일단 악에 물든 비행소년을 선전하기 위해 국가는 물론, 사회에서도「청소년의 집」「근로청소년 홈」이며「유스·호스텔」등 복지시설을 확충하여 청소년의 보호에 좀더 적극성을 띠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청소년 범죄의 증가 경향을 억지 할만큼은 나라가 그 보호를 위해 힘을 쏟을 필요성이 절실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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