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도에 오르는 2중 곡가|가마당7천원 쌀 수매가 획정 뒤의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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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대통령주재로 2일 긴급 소집된 청와대의정부·여당연석회의는 올해 쌀 수매가격을 가마당 7천원으로 확정지었다.
80kg들이 2등품 기준 쌀 한 가마에 현금6천3백19원과 25kg들이 요소비료(6백81원)한 부대를 지급키로 한 이 수매가격은 지난해보다 35.9%가 인상된 것이며 3일 현재의 생산지 쌀값 가마당 6천2백∼6천3백원보다 7백원 내지 8백원이 비싼 수준이다.
이 수매가격 결정과 함께 정부는▲수매 량을 2백50만섬으로 제한하고 ▲외미 도입 량을 3백69만선 (거래기준59만톤)으로 잡았으며 내년 단 경기의 방출미가격은 가마당 6천2백10원을 기준으로 상 하10%폭의 신축성을 두며▲수매재원은 ①양곡자체자금 2백20억원 ②물가안정기금34억원 ③비료대 이율 31억원 ④한은 차입금44억원으로 충당하며▲정부의 쌀 수매원가7천6백69원과 판매가격6천2백10원과의 차액1천4백79원의 적자는 외미 방출원가 5천4백48원과 판매가격6천2백10원과의 차액8백62원으로 커버하기로 했다.
이래서 가격조절용 쌀 5백38만8천 섬을 확보, 이중미가제를 실시한다는 것이 71미곡년도의 양정의 뼈대가 되고 있다. 정부는 이 고미가 및 이중미가가 ①식량자급 자족을 위한 증산과 소비억제 ②농가소득의60%를 차지하는 쌀값의 상향조작에 의한 농가소득증대 ③물가안정과 소비자의생계보호 ④재정안정계획의 적자요인을 줄이고 ⑤정부예산규모 등을 참작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발표했다.
농림부는 올해의 5백만섬이 넘는 조절미 방출로 소비자쌀값을 가마당 5천7백원에 비교적 안정시켰던 점을 들어 71년에도 5백38만8천 섬의 조절 미와 이월량 60만섬을 합해 거의 6백만섬의 가격 조절용이 확보될 것이므로 이를 6천2백10원에 방출, 소비자가격을 6천5백원에 안정시킬 자신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생산가4천93원 추산>
특히 가마당 요소비료 1부대씩을 지급함에 따라 쌀 생산재공급을 링크 시켰다는 점과 4백만 부대 이상의 비료를 공급, 이적된 비료의 소비를 촉진한다는 이점 외에 재정안정계획상의 부담을 그만큼 경감하게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쌀 생산원가가 농림부조사대로 가마당 평균 4천98원이라면 가마당 7천원의 수매가격은 획기적 고미가 임이 분명하다.
다만 수매 량을 2백50만섬으로 제한한 것은 지금까지 매입실적에 근거한 계수 라지만 시장 출회량에 비해 적은 비중이라는 점이 문제다.
올해 쌀 생산량을 2천9백20만섬으로 확정할 경우 시장 출회량을 45%로 잡으면 9백14만섬인데 수매 량은 그 27%에 불과한 비중이며 이 정도의 수량으로 현지 쌀값의 조절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이경우 시장 출회량의 70%이상이 쌀 상인들의 손에서 조작되며 이것은 도입외미를 합친 정부조절용 양곡보다 많은 쌀이 상인들의 가격조작 대상이 되고 따라서 정부가 의도하고있는 쌀값안정을 위협할 가능성이 많다.
이중미가의 효과는 엄격히 수매와 방출 루트를 일원화해야하는데 수매 량이 쌀 출회량의 30%미만, 공급은 정부미와 일반 미의 수량이 거의 맞서고 있기 때문에 단 경기쌀값은 정부미와 일반미가 동시에 거래되는 한 이중가격형성은 불가피한 현상으로 나타날 것 같다.

<연말도매가10%영향>
따라서 정부미의 방출가격이 가마당 6천2백원에서 상·하10%로 조작된다면 소매가격은 7천원선으로 예측되며 일반 미는 8천원선을 넘나들게 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 견해이다.
한편 물가당국은 이번 추곡수매가인상으로 물가상승률이 약3%나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확정, 9월말 현재 6.7%상승한 도매물가 상승율이 연말에 가서 10%선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고미가나 부분적인 이중미가가 2천9백만섬 이상의 풍작에도 불구하고 59만톤의 외미 도입에 의존하여 실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방대한 외채의 상환을 고려할 때 문제는 보다 다른 차원에서 검토돼야 할 소지를 안고 있는 것이다.

<변두리선 쌀 파동예상>
또한 내년 봄 정부미가 방출 될 때까지 산지 및 도시쌀값은 상인들의 가격조작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유통체계상의 정비가 되어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주로 매점매석행위를 중심으로 소비지에서 가격상승조작이 있을 것이며 변두리지역에서는 쌀사기가 힘든 경우로 발생할 것 같다.
물론 현재 가마당 5천7백원의 정부미를 변두리지역에 우선 방출한다지만 이 쌀이 일반 미와 같은 값으로 7천원 이상씩에 판매되고 있으니 중간상인들의 이익만 조장하는 결과를 낳고있을 뿐이다. 농림부는 이러한 현상이 오랫동안 계속된 쌀 통제령에 따라 산매 기능이 마비되었기 때문에 일시적인 혼란으로 돌리고 있으나 이러한 판매망의 미 정비상태는 내년 봄 정부미 방출 때 또다시 문제점으로 등장할 것 같다. 하여간 이번 쌀 수매가격의 획기적인 인상은 쌀의 생산자 편에서 농민소득을 위한 미가정책이라는 점은 인정할 수 있으나 부분적인 이중미가 실시를 위한 재원이 외미 도입으로 조달됐다는 점과 특히 너무 급격스러운 충격으로 도시쌀값에 혼선을 빚고 있다는 점등이 문젯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신영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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