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제16대 대통령 취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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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의사당 앞뜰에서 일반 국민과 국내외 손님 등 4만5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제16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오는 2008년 2월 24일까지 5년간 국정을 이끌 '참여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사회 각 분야에서 개혁과 통합을 바탕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어 올 것으로 전망된다.

盧대통령은 '평화와 번영과 도약의 시대로'란 제목의 취임사에서 "개혁은 성장의 동력이고 통합은 도약의 디딤돌"이라면서 "새 정부는 개혁과 통합을 바탕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를 열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특히 "진정한 동북아 시대를 열자면 먼저 한반도에 평화가 제도적으로 정착돼야 한다"며 "한반도가 21세기에는 세계를 향해 평화를 발신하는 평화지대,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동북아의 평화로운 관문, 동북아 물류와 금융의 중심지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문제에 대해 盧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은 결코 용인될 수 없으며 북한은 핵개발을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盧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한다면 우리와 국제사회는 북한이 원하는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할 것인지, 체제안전과 경제지원을 약속받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이어 "북핵문제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고 어떤 형태로든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며 "이를 위해 미국.일본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중국.러시아.유럽연합 등과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의 안보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온 한.미동맹을 소중히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호혜평등의 관계로 더욱 성숙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이날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도, 사회의 건강을 위해서도 부정부패를 없애야 하며 이를 위한 구조적.제도적 대안을 모색하겠다"면서 "특히 사회지도층의 뼈를 깎는 성찰을 요망한다"고 했다.

그는 또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자가 득세하는 굴절된 풍토는 반드시 청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盧대통령은 이어 "정정당당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고, 정직하고 성실한 대다수 국민이 보람을 느끼게 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자"고 역설했다.

盧대통령은 "대결과 갈등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푸는 정치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한다"며 "나부터 야당과 대화하고 타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소득 격차를 비롯한 계층 간 격차를 좁히기 위해 교육과 세제 등의 개선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盧대통령은 끝으로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숙제는 국민통합이며 지역구도 완화를 위해 새 정부는 지역탕평 인사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새 역사를 만드는 위대한 도정에 모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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