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중공승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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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3일 캐나다의 미첼·샤프외상은 캐나다 와 중공이 서로 외교적 승인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서방측의 주요국가로서는 일찌기 영국(1950년1월1일)이 중공을 승인했고, 그 다음에는 프랑스(64연1월27일), 그리고 작년 1월24일에는 이태리가 일방적으로 중공 승인을 결정했다고 발표한바 있었으나 아직 외교관계는 없다. 「캐나다」의 중공승인으로써 세계의 중공 승인 국은 53개국이 된다. 그러나 자유중국 승인 국은 64개국, 양측 어느 편도 승인하지, 않고 있는 나라가 16개국이므로 캐나다가 중공을 승인했다 하더라도 아직 자유중국은 세계다수국가의 지지를 받고있는 것이며 그에 따라 세계권력 정치상황에 급변이 조성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서방측 주요국가들이 하나씩 중공을 승인한다는 것은 자유중국으로서는 커다란 타격이 아닐 수 없는 반면, 중공을 둘러싼 국제정세는 점차 새로운 국면을 띠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이태리와 「캐나다」의 중공승인으로 말미암아 유엔에서의 중국대표권문제를 둘러싼 표결관계에는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작년 이태리는 비록 중공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지만, 유엔에서의 표결에는 기권 표를 던졌다. 그러나 이번 총회에서 이태리, 캐나다, 벨기에 등이 그 태도를 변경할 때 그 표 차는 적이 달라질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작년 제24차 총회의 경우를 보면 「중요문제 지정안」은 찬성 73, 반대 47 기권 5석 결석 1표였으며, 「중공가입 안」은 찬성 48·반대 56·기권 21·결석 1표였다. 이는 그 전년도인 제23차 총회 때와 비교할 매 「중요문제 지정안」에 있어서는 찬성표가 2표 줄고 반대표가 1표 는 반면, 「중공 가입안」에 있어서는 찬성표가 4표 늘고 반대표 역시 2표 줄었던 것이다.
서방측의 주요국가들이 점차 중공을 승인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진 이유로서는 ①중공과의 통상증진 ②중공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킴으로써 초래할지도 모를 위험성 고려 ③엄연히 큰 세력으로 실재하고 있는 중공에 대한 승인을 거부할 수 없다는 현실중시 경향의 대두 ④중공·소 분쟁을 이용하여 양측에 접촉하는 것이 이롭다는 계산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서도 중공과의 통상을 증대시켜 실리를 찾고자하는 각국의 경쟁은 은연중 중공승인에 기울어진 가장 두드러진 이유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968연도 이태리의 대 중공수출은 4천5백29만 불, 수입은 3천1백95만 불, 그리고「캐나다」는 대 중공수출이 1억1천4백20만 불, 수입이 1천6백50만 불로 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서 착과 할 수 없는 사실은 서방 주요 국이 중공을 승인하기에 이른 이유가 어디 있든 간에 그들은 중공과의 영합 통해 결과적으로 중공이 공언하고 있는 팽창정책을 조장·증대시키는 명백한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는 점이라 할 것이다. 특히 중공은 지난날 한국을 침략함으로써 유엔으로부터 침략자로 규탄됐으며 그 제재조치로서 금수조치까지 단행한바 있었던 것이다.
서방 주요 국이 중공을 승인한데 대해 우리가 유감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으며 종래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취약한 입장에 있던 호전적인 중공의 위치를 전도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과언무엇인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중공을 둘러싼 서방 주요 국의 움직임은 우리가 가장 날카롭게 경계하지 않으면 안될 입장에 있음을 또한 솔직이 인정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한국에 대한 우방국과 중립국의 더 한 층의 긴밀한 협조를 확보하는 외교를 더욱 더 적극적으로 전개하지 않으면 안될 국면에 우리는 처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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