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20대…장난감 권총 들고 인질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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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6일 밤 11시20분쯤 서울 성동구 약수동 산37 이한용씨(44) 집에 이강옥씨(29·성동구 옥수동산5)가 술에 취에 뛰어들어 집 지키던 이씨의 2남 홍렬군(14) 등 4남매에게 느닷없이 팔목시계와 주민등록증을 내 놓으라고 윽박지르다가 홍렬군이 탈출해서 경찰에 신고, 무장경관 30여명이 들이닥치자 방안에 있던 장난감 권총을 들고 약 한시간 동안 인질극을 벌이다가 체포됐다.
이씨는 경찰관들이 서치·라이트로 집 주변을 비치면서 집을 완전포위, 스피커로 자수를 권하자 『가까이 오면 아이들을 쏘아 죽이고 자살하겠다』고 위협, 한때 긴장된 대치를 했으나 17일 상오 0시20분쯤 경찰의 권유가 주효, 장난감권총을 마당으로 내 던지고 방안에서 걸어나왔는데 그때도 술이 안 깨어 비틀거리며 경찰에 자수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이날 밤 약수시장에서 친구들과 술 마시고 집에 가려고 약수동 고개를 오르다가 갑자기 나타난 25세 가량의 청년에게 팔목시계와 주민등록증이 든 지갑을 빼앗기고 술김에 뒤쫓다가 범인이 이씨 집에 들어간 것으로 착각, 이 같은 실수를 했다고 씁쓸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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