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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 실망 안긴 청룡축구팀의 패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13일 하오 효창구장에서 벌어진 상비군실력 평가 전에는 1만여의 일반 관중이 모여 국내의 비공식대회 치고는 개장이래 최대의 관중 수를 기록했다.
청룡에서 자퇴하는 정병탁 주장을 마지막으로 보고 한국의 스타·플레이어를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이 호기심을 끌어 이같이 많은, 관중이 모인 것으로 해석되었는데 어떻든 축구 붐이 일었다는 점에서 축구인 모두가 기뻐하는 표정임에는 틀림없었다.
하지만 이날의 초점이었던『청룡이 백호보다 어느 만큼 강한가』하는 호기심은 청룡이 2-1로 짐으로써 완전히 실망으로 변했고『한국축구는 아직도 정신력에 의해 승부가 결정된다』는 과제를 남겨놨다.
론도 아니고 울퉁불퉁한 이날의 그라운드·컨디션은 특히 몸을 아껴야할 청룡 군에는 불리했고 청룡 군으로 승급하려는 백호 군 각 개개인의 정신력이 보다 강하게 작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청룡에도 백호에 못지 않게 힘있게 싸워야할 정신적 요소가 있었다.
그것은 창설이래 14전7승7무를 기록한 무패의 영광스런 대표팀이며 선수개개인은 국내정상급이고 아울러 이 같은 프라이드가 있기 때문에 이날의 관중에게 베스트를 보여야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다.
청룡은 이런 기대가 깨어지고 그것도 하위 팀에 창피스런 1패를 기록했다.
앞으로의 문제는 우리선수의 정신력을 어떻게 개선시키느냐는 것이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을 때 국제대회의 우승은 물론 훈련의 성과도 거두지 못할 것이니 대표선수들의 정신풍토가 그저 안타깝다는 것이 축구를 아끼는 사람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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