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밍턴」위 비밀증언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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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른바 사이밍턴 위원회의 질의 및 비밀증언내용이 상세하게 밝혀졌다. 잘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스튜어트·사이밍턴」미 상원의원(민주당)을 위원장으로 하는 미 상원외교위원회의 대외방위협정 및 공약분과위원회는 지난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국군 파월에 따르는 미국의 대한 공약·주한미군의 함축문제 등 우리의 최대관심사에 대해 비밀청문회를 가진바 있었던 것인데 이제 그 핵심적인 내용이 밝혀진 셈이다.
이번에 밝혀진 비밀증언을 통해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미행정부와 의회지도자들이 일반적으로 한국문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라 하겠으며, 이로써 같은 한국문제에 대한 미 상원 일부의원과 미행정부 관리들 사이의 의견차이가 얼마나 현격한 것 인가도 아울러 알 수 있게 됐다는 점이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명백하게 밝혀진 사이밍턴 위원회에서의 비밀증언내용을 토대로 그 뒤의 미국의 대한정책의 움직임을 재평가하여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반드시 사이밍턴 위원회의 결론이나 건의 때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으나, 동 위원회에서 한국문제에 관한 비밀청문회가 있은 지 6개월이 지나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자세히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사이밍턴 위원회에서「풀브라이트」상원외교분과위원장이 지적하였던 주월 국군수당문제는 지난 8월20일 미 상원에서 그 지급을 중지하는 결의안 통과로 현실화되었다. 또 사이밍턴 위원회에서 거론되었던 주한미군감축 문제는 그후 미행정부가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거의 일방적으로 감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이밍턴 위원회에서 브라운 국무성차관보를 비롯해서「포터」주 한미대사,「미켈리스」주한 유엔 총사령관 등이 행한 증언을 보면 무엇보다도 미국은 한국에 대해서 국군의 파월 기간 중은 양국정부의 협의 없이는 절대로 주한미군의 감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약한 사실이 있음을 드러내, 오늘날 미국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군감축계획이 이러한 국제간협약을 일방적으로 무시한 것이라는 점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즉「포터」대사의 증언에도 있듯이『박-존슨 대통령은 사전 협의 없이 주한미군과 한국군병력의 감축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바 있음이 역력히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오늘의 미행정부는 이 협약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주월 국군의 수당지급중지결의안도 그렇고, 주한 미군감축문제도 그렇듯이, 이처럼 미국의 최근 대한정책은 비록 상원의원과 행정부관리사이에 이견의 소치라고는 하지만, 자꾸만 우리가 생각하고 기대하고 있는 것과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선하심 후하심』을 말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사이밍턴 위원회의 청문회이후 미국의 한국에 대한 움직임은 우리가 미국에 대해서 무엇을 믿어야 할지, 적이 당혹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가 되고있다.「풀브라이트」의원의 곡해에 찬 용병 론은 그대로 미 상원에서 먹혀 들어간 인상을 주고 있다.
특히 주월 국군의 파월 명분에 따른 선행조건은 브라운각서 또는 당시 존슨대통령의 공약으로 확정돼있는 것이다.
우리가 알기에는 국군 파월을 조건으로 주한미군을 감축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공약은 당시의 주한미군사령관「본스틸」장군 명의의『사전협의 확약』으로 문서화해 있다는 것이며 또 파월 국군에 대한 수당지급액은 다른 연합군 군대에 지급하는 것에 비해서도 결코 많은 것을 요구한 것이 아님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파월 한국군장병이 받고있는 수당을 미군이 받고 있는 본봉과는 물론, 주월 태군이나 비 군에 비해서도 적은 액수로 정한 것은 우리측이 국군장병이 본국에서 받는 본봉을 기준으로 한 야간의 수당을 추가 지급 받기로 협의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파월 당시에 이미 확약된 공약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이 문제에 있어서도 미국의『선하심 후하심』이라는 비평을 면치 못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25년간에 걸쳐 피로써 맺어진 한미유대와 신의를 더욱 두텁게 할 망정 그것을 감퇴시키는 그 어떤 조치도 삼가야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방위를 위해서는 물론 미국의 국가이익을 위해서도 백해무익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되겠기 때문이다.
끝으로 정부는 미국 조야의 동향을 제때에 파악하고, 어떤 문제가 기정 방침 화하기 전에 이해를 촉구시키며, 우리의 정당한 분석과 주장이 반영되도록 힘쓰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특히 6개월 전에 있었던 사이밍턴 위원회의 질의와 증언내용이 공개된 것을 보고는 더욱 그러한 것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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