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연간 해외 수주 최고액 돌파 눈앞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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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9호 22면

삼성물산이 연간 해외 수주 최고액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8월 말 현재 삼성물산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109억 달러에 달한다. 국내 건설업계에서 역대 해외 수주 최고액은 2010년 현대건설이 세운 110억 달러. 삼성물산은 이르면 이달 말께 해외 수주액이 1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 측은 “조만간 아랍에미리트(UAE) 등지에서의 건설공사 수주가 예정돼 있어 올 연말까지 수주액이 130억 달러를 넘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Biz Report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하는 삼성물산

삼성물산은 올 들어 굵직한 해외공사를 줄줄이 따냈다. 3월 호주에서 수주한 58억 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의 ‘로이힐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호주 동북부의 로이힐 철광석 광산과 연계한 항만·철도 건설사업이다. 앞서 7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9억 달러 규모의 리야드 지하철·철도공사를, 싱가포르에서 2억 달러 규모의 지하철공사를 수주했다. 모로코·카타르·몽골·인도 등지에서도 1억5000만~7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연이어 따냈다. 삼성물산의 해외 수주액은 최근 3~4년 동안 빠르게 늘었다. 2009년 15억7000만 달러에 그쳤던 해외 수주액은 2010년 38억 달러, 2011년 47억 달러, 지난해 55억3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전체 수주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20%에서 올해 상반기엔 75%로 높아졌다. 삼성물산은 2015년 매출 220억 달러에 전체 수주액 330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신한투자금융 박상연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이 그동안 추진해 온 해외 영업 네트워크 강화가 이 같은 결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며 “토목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2010년 정연주 대표이사 부회장 취임 이후 국내에 편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와 단순 시공 중심의 사업구조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왔다. 단순 시공을 넘어 엔지니어링,자재 조달에서 관리·운영까지 포괄하는 사업방식을 강화해 왔다. 로이힐 프로젝트 같은 ‘패키지형 수주’나 건설비건설 부문을 융합하는 터키의 가즈엔텝 헬스케어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헬스케어 프로젝트는 병원 기획에서 시공·운영 시스템까지 일괄 제공한다.

기술력 강화를 위한 기술 제휴, 기업 인수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미국의 발전설계 전문업체인 S&L과 기술 제휴를 했고 영국의 LNG터미널 전문 설계업체 웨소를 인수했다. UAE와 싱가포르 중심이었던 해외 시장도 호주·몽골·인도네시아·카타르 등으로 넓히고 있다. 이 회사 글로벌마케팅 사업부장 강형규 전무는 이에 대해 “미래 성장이 가능한 사업구조로의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건설협회 김태엽 정보기획실장은 “인프라·플랜트를 중심으로 국내 건설사의 해외 건설 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특정 연도 한 해의 실적에만 만족하지 말고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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