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19만원 받는 공무원연금 … 내년 세금으로 2조 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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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올해 퇴직 공무원들이 받는 1인당 월평균 연금액이 21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 189만원이던 2009년 말과 비교하면 30만원(15.9%) 증가한 것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이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7월 기준) 공무원연금 수급자 수는 35만7081명으로 2009년 28만9996명보다 23% 증가했다. 1인당 월평균 수령액도 2009년 189만원, 2010년 195만원, 2011년 203만원, 2012년 213만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공단 측은 “연금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월평균 연금액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직 공무원에게 걷는 연금보험료 수입보다 퇴직 공무원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이 더 많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모자라는 돈을 정부가 메워주고 있다. 규모도 계속 늘고 있다. 정부가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공무원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지원한 예산 규모는 9조8000억원에 이른다. 올해만 1조8900억원, 내년에도 2조3000억원의 국민 세금을 공무원연금에 지원해야 한다.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국민연금 수급자가 올해 받는 평균 금액은 84만4000원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1960년 도입된 공무원연금과 88년 시작한 국민연금의 평균 수령액을 그대로 비교할 수 없다. 공무원의 경우 퇴직금이 따로 없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공무원의 반발과 논란이 있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을 더 늦출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강기윤 의원은 “고령화에 따라 공무원연금을 받는 퇴직자가 계속 늘어난다는 것을 감안할 때 공무원연금의 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윤석명 연금연구센터장은 “국민연금은 제도 개혁을 하면 신구(新舊) 가입자 모두에게 새 제도를 적용했지만 공무원연금은 2010년 새 제도를 시행하면서 그 이후 들어온 공무원에게만 적용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를 개선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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