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015년께 실전용 핵무기 보유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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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과 미국의 정보 당국은 북한이 2015년을 전후해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4일 “최근 열린 한·미 통합국방협의체 회의(KIDD)를 비롯해 한·미 정보채널 간 협의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 제조 기술에 대해 평가한 결과 북한이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하기 직전의 기술 수준에 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3일 국회 국방위에 참석해 “2010년까지는 개발·실험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언제라도 핵을 무기화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실제 위협으로 발전했다”며 “이에 따라 (2015년) 전작권 전환 시 북한의 오판 가능성이 증대했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지난 2월 3차 핵실험의 부분적인 성공의 기술 수준을 평가한 것”이라며 “앞으로 핵탄두 소형화가 성공한다면 운반수단인 미사일과 결합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 실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 능력을 이전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달 전만 해도 군은 한국전 정전 기념일(7월 27일) 열병식 때 북한이 공개한 핵배낭에 대해 “아직 소형화 단계는 아니다. 소형화에는 상당 부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었다. 국방부가 한 달여 만에 입장을 바꾼 건 3차 핵실험(2월 12일)에 대한 자료분석이 최근에야 끝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앞서 북한은 3차 핵실험 직후 “다종화·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었다. 미 국방부 정보국(DIA)도 올해 초 “현재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대체적인 평가를 내린다”고 밝힌 적이 있다. 미국 백악관이나 국무부의 ‘대외적 발언’과 달리 군사적인 측면에선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해 왔다는 얘기다. 그러나 우리 군은 최근에야 북한의 핵무기 제조 능력을 상향 평가한 것이어서 배경을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의 명분을 얻기 위해 북한의 핵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군은 핵과 미사일에 대비해 탐지와 요격시스템인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구축에 나섰다. 군은 그러나 2017년 이후에나 실전에 배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이후 수년간 전력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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