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민 생각하면 회갑연도 송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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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해마다 겪는 물난리로 고생하는 동포들을 생각하면 회갑을 지낸다는 것이 오히려 송구스럽게 느껴져 회갑잔치 비용으로 모은 10만 6백 71원을 수재의연금에 보태 써달라고 어느 할아버지가 11일 그의 어린 손자 편을 통해 중앙일보사에 기탁해왔다.
○...중학 2년생쯤 되는 학생이 갖고 온 이 수재 의연금은 할아버지의 10만원과 그의 벙어리 저금통을 턴 6백 71원인 듯, 한사코 주소와 성명을 밝히지 않고 다만 중앙일보 애독자라고만 말하고 『슬픔에 싸여 심히 낙망하는 시골의 형제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면 기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두고 달아나듯 총총걸음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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