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관리 허점 노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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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번 도난사건으로 보물 및 국보급 문화재에 대한 관리가 너무나 소홀한 사실이 드러났다. 더욱 몇 해전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등 도난사건으로 문화재관리 당국이 이들 문화재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요망됐음에도 이번에 또다시 문화재가 도난 됐다.
독악당은 이회재 선생이 쓰던 4백평 가량의 계정(정자)의 북쪽 「코너」에 위치해 관리하기가 어려운 지점. 독악당과 어서각의 규모는 6평인데 관리인 이원목씨가 거처하는 방과 약50m의 거리로 먼 편이 아니다. 그러나 이씨는 독악당 옆을 흐르는 계천의 물소리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범인들이 자물쇠를 부수는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는 것이며 담 뒤로는 남쪽을 제외하곤 깊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더욱 귀중한 문화재를 보관중인 독악당과 어서각의 문에는 조그만 수식 자물쇠가 하나씩 채여 있을 뿐 아무런 도난방지시설이 없어 범인들이 쉽게 침입할 수 있는 허술한 시설. 관리인 이씨는 4일 도둑의 침입을 막기 위해 송판을 사왔으나 이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됐다며 씁쓸한 표정이었다.
독악당은 66년 11월에도 도둑이 든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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