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축구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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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로마=정신규 통신원】「멕시코」「월드·컵」축구대회의 준우승으로 아직도 흥분과 열광이 가시지 않은 「이탈리아」 축구계는 최근 「축구시장」이 2주간이나 열려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갈리아」(GALLIA)라는 이름의 이「축구시장」은 선수가 직접 등장하지 않을 뿐 각 「팀」의 단장들이 선수의 소유권을 이양하거나 심지어는 차용까지 하는 등 마치 시장의 상품거래와 큰 차이가 없다.
지난 7월 10일로 막을 내린 이 「축구시장」에서는 각 「팀」 단장들이 매매의 주역.
「이탈리아」의 「프로」축구 「팀」은 대소 주주들로 구성, 주추총회가 단장이하 간부를 선출할 뿐만 아니라 감독이나 선수들의 입단과 전출까지 결정하게 되어있으나 실제적으로는 단장이 대권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단장 이하 감독과 주주들의 의견은 항상 일치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어느 「팀」에서 「스타」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게 되는 경우 단장은 재정상의 이유를 내세워 변명하지만 소주주들은 불만을 폭발, 이렇게 되면 주주가 줄어들고 「팀」의 운영이 어렵게 된다.
또한 타의에 의해「팀」을 떠나는 선수들도 불만이 크기 때문에 소속「팀」으로부터 상당액의 보상금을 받고 타협하기에 이른다.
단장은 감독의 의사를 중시하면서 우수선수를 값싸게 「스카우트」하는 외에도 자기 「팀」선수를 비싼 값으로 말아 넘기는 등 완전한 장사꾼(?)이 된다. 이번 「갈리아」도 「팀」대항 「챔피언」대회가 끝난 직후에 열려 예년과 같은 「축구 시장」을 이루었다.
금년에도 이「축구시장」은 「매스컴」까지 총 동원 되는 가운데 열렸으나 「선수의 값」 이 밝혀지지 않았고 외국선수의 입단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비교적 「시장」은 한산한 편. 「이탈리아」 축구의 입단을 희망한 유명 선수는 「월드·컵」에서 대 활약을 보인 서독의 「뮐러」와「베켄바우어」 그리고 「브라질」의 「토스타오」. 이 선수들은 외국인 제한 때문에 「이탈리아」상륙이 실패로 돌아갔으나 서독의 수비왕인 「슈넬링거」를 비롯, 같은 서독대표선수인 「할러」, 「브라질」의 「소르마니」「자이르진호」「내내」, 「스웨덴」의 「함린」 등 이미 「이탈리아·팀」에서 활약하고있는 세계적인 축구의 대 「스타」 는 기득권으로 인해 「이탈리아」에서 계속 뛸 수 있다.
이들의 1년 계약금은 엄청나 2천만에서 최고 3천만 원(이화 10억∼15억「리라」) 을 받는 특급 선수가 4명, 1천 5백만원 이상이 20여명, 그리고 2백 50여명의 선수들이 2백만원∼1천 5백만원의 계약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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