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로 전교생이 함께 하는 스포츠 문화를 조성해 주목 받고 있는 청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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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당초등학교 학생들이 중간 놀이시간에 운동장에 모여 핸드볼을 즐기고 있다.

“핸드볼이 왜 비인기 종목인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재미있고 신나는데. 우리 학교에서는 핸드볼이 최고의 인기 종목 이랍니다.” 천안청당초등학교(교장 이경복·아래 사진)에 이색 스포츠 열풍이 불고 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이 핸드볼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것. 특히 취미로 핸드볼을 시작한 학생들이 각종 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하며 지역 생활체육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국 최초로 전교생이 함께 하는 스포츠 문화를 조성해 주목 받고 있는 청당초 이경복 교장은 좁은 운동장을 제대로 활용했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창 뛰어 놀아야 할 어린 학생들이 일찍부터 공부에 찌들어 있는 모습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또 학교에서도 점점 체육활동이 줄어들다 보니 과거에 비해 아이들이 체력적으로 많이 약해 진 것 같아요. 그래서 학생들의 심신을 단련시키기 위해 핸드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청당초는 강당도 없고 운동장도 너무 좁기 때문에 핸드볼이 최적의 종목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지난해부터 시작한 전교생 핸드볼 프로그램이 지금은 학교 생활의 일부가 됐습니다.”

 이 교장은 핸드볼을 통해 학생들이 체력을 기르는 것은 물론, 단체 경기의 특성상 협동심과 친구들에 대한 배려까지 함께 교육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체육 코치도 핸드볼 선수 출신을 뽑는 등 철저한 계획하에 전교생이 핸드볼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받고 있는 핸드볼의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친구들과 호흡 맞추다보니 사이도 좋아져"

특히 학생들이 핸드볼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3학년은 핸드볼 놀이반으로 운영해 훈련이 아닌 그저 공놀이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4~6학년 학생들에게는 기술적인 부분도 가미해 엘리트 선수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출 수 있게 했다. 이 교장의 이 같은 지도방식은 학생들이 핸드볼에 흥미를 갖는데 큰 도움이 됐고 억지로 해야 하는 훈련이 아닌 놀이를 통해 기술을 익히다 보니 실력도 일취월장해 각종 대회에서 좋은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 올해 열린 2013년 교육장배 학교스포츠클럽핸드볼대회에서 남자부와 여자부가 동반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으며 지난해에는 전국대회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 교장은 학생들이 이처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핸드볼을 혹독한 훈련이 아닌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놀이로 생각하며 실력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무조건 강요해서 훈련을 시킨다고 모두가 실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학생들은 저학년 동안 공놀이를 하듯 핸드볼과 친해지고 고학년이 되면 기술적인 부분을 배워요. 하지만 고학년이 됐다고 억지로 할 필요는 없어요. 아침 시간에 잠깐, 2교시가 끝난 뒤 중간 놀이 시간에 잠깐, 점심시간에 잠깐 하는 것이 고작이에요. 그래도 그렇게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하루에 한 시간 가량 되다 보니 체력도 길러지고 학생들 표정이 이전보다 많이 밝아진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또 신나게 뛰어 놀고 나서 다시 공부를 하니 학습 능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교육장배 학교스포츠클럽핸드볼대회 남·여부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역할을 한 박제니(6년)양과 이명원(6년)군은 요즘 핸드볼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당초는 전교생이 함께 핸드볼을 시작한 이후 학생들의 체력 증진은 물론, 면학 분위기까지 좋아지면서 타 학교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이 교장은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공부 역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며 “앞으로도 전교생이 즐겁게 뛰어 놀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최고의 면학 분위기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청당초 홍성현 운영위원장은 “전교생이 스포츠 종목에 참여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이경복 교장은 탁월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환경을 조성했다”며 “전교생이 함께 하는 청당초 핸드볼은 학교의 좋은 전통이 되고 타 학교가 벤치마킹할만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최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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