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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1가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뉴 서울·호텔」정문 맞은 편에 자리잡고 있는 중구 태평로 1가 동사무소의 10평 남짓한 3층 옥상에는 1백여개의 너절한 간판들이 꽉 차있다.
이 간판들은 지난 5월부터 동사무소에서 거리의 미화를 위해 관내 점포들이 길가에 아무렇게나 세워둔 입간 판과 1개 점포에 둘 이상 달아둔 것을 한개만 남겨두고 떼어온 것.
서울에서 유흥가로 이름난 무교동·다동과 을지로 1가, 태평로 1가, 남대문로 1가가 관할구역인 태평로 1가동에는 건물이 5백40동이나 되지만 대부분이 관공서 사무실 등이기 때문에 동민은 5백41가구 3천25명밖에 안된다.
국회 의사당, 체신부, 시청, 미 대사관, 반도호텔, 조선일보, 서울신문사 등 많은 주요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이 동은 지난 5월18일 동 조정 때 덕수동 관할이었던 남대문로 l가를 흡수해 관할 구역이 넓어졌다. 이 동의 특징은 시내에서 유흥업소가 가장 많은 것.
주점이 98개, 식당이 86개, 왜식집이 12개, 「바」가 6개, 「홀」이 20개, 요정이 6개, 다방이 65개, 호텔 4개, 여관 15개 등 유흥업소는 모두 3백68개소나 된다.
5백4l가구 동민들이 대부분 이 같은 업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민들이나 동사무소 직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어떻게 하면 유흥가의 면목을 살리고 좀더 많은 손님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 하는 문제.
지난해 9월 마을 유지 30명으로 발족한 번영회, 지역 개발 위원회 등은 유흥가의 정화와 거리 미화를 첫째 목표로 삼고 무교, 다동 등에 방범 대원 8명을 고정 배치, 취객들이 사고 없이 귀가하도록 보호하고 길가에 마구 세워져 있는 간판 쓰레기통 등을 단속하기로 했다.
지난 한달동안 동민들이 자치적으로 단속한 것을 보면 잡상인 41건, 돌출물 철거 48건, 보도 블록 4건, 빗물받이 1건, 구두닦이 4건, 판잣집 1건 등.
이제 태평로 1가동 안의 상점에는 2개 이상 간판을 달고 있는 집이 없고 집 앞에 나와 있는 쓰레기통도 모두 집안으로 들어갔다.
시청 옆 무교동과 호수 그릴 앞길, 그리고 「뉴 서울·호텔」앞 길 등이 아무렇게나 무질서하게 정차 또는 주차하고 있는 차들 때문에 보행조차 어렵게되자 동민들은 자체 단속반을 만들어 길 한쪽으로 차들이 주차하도록 정리하기로 했다.
현재 기금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는 번영회와 지역 개발 위원회는 19일까지 기금이 확보되면 현재 8명의 방범 대원을 2배로 늘려 16명을 채용, 적어도 태평로 1가동 안 유흥가에서는 손님들이 사고가 없도록 하고 고질화되고 있는 도로변 주차 단속을 위해 단속원 4, 5명도 아울러 채용, 주차 질서를 세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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