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44억원 김보경, 1160억원 셋 제친 환상 드리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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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김보경(24·카디프시티·사진)은 ‘제2의 박지성’으로 불린다. 박지성(32·에인트호번)이 국가대표팀 은퇴 기자회견을 하면서 제2의 박지성으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26일(한국시간) 영국 카디프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2014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홈 경기는 김보경이 어쩌면 박지성을 능가하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김보경은 89분간 뛰며 3-2 역전승을 도왔다.

 0-1로 뒤진 후반 15분, 김보경의 드리블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고 가벼운 상체 동작만으로 맨시티 수비 3명을 제쳤다. 야야 투레(30·446억원)·페르난지뉴(28·476억원)·가엘 클리시(28·238억원) 등 무려 몸값 1160억원의 선수 3명이 이적료 44억원에 불과한 김보경의 드리블에 KO패했다. 세 명을 제치고 김보경이 올린 크로스는 캠벨(26)의 슈팅으로 연결됐다. 이것이 맨시티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아론 군나르손(24)이 쏜살같이 달려들어 오른발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김보경은 후반 33분에도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잡아 몸을 180도 돌려 야야 투레를 제쳤다. 이 과정에서 야야 투레는 태클로 공을 뺏으려다 넘어지며 망신을 당했다. 김보경은 후반 44분 교체 아웃되며 2만여 명의 홈 팬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다.

 김보경이 프리미어리그 최고 스타들을 농락하자 TV 중계를 보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35)도 흥분했다. 그는 1-1 동점 상황이 되자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말했잖아. 김보경이 대단하다고(Told ya, the boy Kim is a player)”라고 올렸다.

 카디프시티는 후반 34분과 42분 터진 캠벨의 연속 골로 역전에 성공해 올 시즌 첫 승을 챙겼다. 1962년 이후 51년 만의 1부 리그 승리다. 카디프시티는 지난 시즌 2부 리그(챔피언십) 우승팀 자격으로 승격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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