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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논술은 계열별로 문제 차별화, 과학논술은 비중 축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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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전형 선발 인원이 늘어났으나 지원자는 그만큼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이화여자대학교 2013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 [중앙포토]

2014학년도 수시모집 에서 대부분의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했고, 학생부 비중이 줄였다. 우선선발 실시 대학과 논술고사 시행 대학도 늘어 이번 논술 전형의 영향력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인문, 수리, 과학논술별 출제 유형과 방법에 변화를 보인 대학들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중상위권 대학 모집단위별 최저학력기준 세분화=주요 대학들이 A·B형으로 구분하는 선택형 수능에 따른 최저학력기준 충족률 저하를 대비, 수능 최저학력기준 자체를 완화하면서 백분위 합을 포함하는 대안을 내놨다. 특히 중상위권 대학이 모집단위(학과)별 최저학력기준을 세분화했다고 볼 수 있는데, 경희대 우선선발이나 단국대와 같이 최저학력기준이 신설된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논술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낮췄지만 수능 A·B형 분리와 탐구 과목 2개 선택까지 고려한다면 일부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전년도보다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오히려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

 정용관 신촌 스카이에듀 원장은 “ 논술전형을 노리는 수험생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수준별 A·B형으로 나눠 치러지는 올해 수능 체제에선 상대적으로 좋은 등급 받기가 어려워져 수험생이 느끼는 부담은 크게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위권 대학 논술 반영비율 최대 80%=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이 우선 선발을 통해 논술전형 인원의 70%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논술 반영비율 또한 70~80%로 높다. 수능 최저기준 상관 없이 논술 능력만으로 선발하는 대학도 있는데, 우선선발에서만 수능 최저기준을 폐지한 학교는 수시1차에서 가톨릭대, 동국대가 있고 수시2차에서는 국민대, 아주대, 광운대가 있다. 숙명여대는 논술우수자전형 일반선발의 경우만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상위권 대학의 논술 난이도는 대체로 어려운 편이라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논술전형 우선선발의 수능 최저기준이 높아 예상되는 실질경쟁률은 3:1~10:1 정도다. 우선선발 수능 최저기준을 만족하더라도 논술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선선발 학생부 반영비율 평균 20~30%=수능 우선선발 비율이 증가하면서 학생부 반영 비율은 감소했다. 평균적으로 우선선발 학생부 반영비율은 20~30%를 유지하고 있는데, 우선선발뿐 아니라 논술 반영비율을 높이고 학생부 비율을 축소한 대학은 가톨릭대 우선(논술 100%), 광운대 우선(논술 70%), 단국대(논술 70%), 서울시립대(논술 100%), 숭실대 우선(논술 80%) 등이 있다. 반영 방식의 변경으로 학생부 성적의 실질 영향력이 감소한 대학으로는 이화여대도 있다.

 ◆논술전형 선발인원 증가=전국 대학들이 논술전형을 통해 올해 선발하는 인원은 1만6849명이다. 지난해보다 1700명 이상 늘었다. 모집인원이 가장 많은 대학은 1366명을 선발하는 고려대. 수시 모집인원의 46.1%, 전체 모집인원의 36%를 논술로 선발한다. 또 성균관대 1315명, 중앙대 1011명, 한양대 985명 등이며 동국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등의 선발 인원도 100명 이상 증가됐다.

 이기택 스카이에듀 논술원 소장은 “수능 최저기준이 낮아지고 논술 출제는 모두 교과서 범위 내에서 소화해야 한다는 교육부의 입시권고안이 발표됨에 따라 각 대학은 실질 난이도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 이라며 “ 논술 시험 자체가 까다로워 지원자는 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문논술= 인문계열과 사회계열 문제의 분화와 영어제시문과 수리문항의 추가 가 눈에 띈다. 영어 제시문을 사용하는 대학으로는 동국대, 서울시립대 , 한국외대 등이 있고 수리문항을 포함하는 대학으로는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이 있다. 중앙대 등 일부 대학은 인문계열 논술시험에서 수리문항을 없앴다.

 이호곤 이투스 인문논술팀장은 “비교하기, 비판하기, 논리적 추론에 기초한 평가하기 등 비판적 사고력 및 논증력을 확인하는 출제 경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 ”이라고 조언했다.

 하늘교육증앙학원의 노경우 인문논술 강사는 “고려대의 경우 요약 문제가 빠지고 비교 문제가 주를 이루는데, 특히 다자 비교 문제가 유력하다 ”고 말했다. 이어 “표 분석 문제 출제가 예상되는 대학은 서울여대와 성균관대 등이 있고 한양대의 경우 1400자 정도의 비판 유형 문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수리논술= 역시 교육과정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범주에서 출제될 전망이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적정 난이도의 수리논술이 출제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서강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은 올해부터 과학논술을 폐지하고 수리논술만 실시하기 때문에 과학에 취약했던 수험생들도 해당 대학의 전형을 노려볼 만하다.

 이기택 스카이에듀 논술원 소장은 “서강대가 수리논술 중심 대학 ”이라며 “이화여대는 수학적 계산 문제 중심인데 평소 수학교과에 충실했다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논술=과학논술 비중이 크게 축소되는 경향이다. 건국대, 경희대, 중앙대를 제외한 상당수 대학은 물리, 생물, 화학을 묶은 기존의 ‘통합과학’ 문항 대신 단일 과목별로 출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수능에서 선택하는 과학탐구 과목이 지난해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줄면서 수험생이 통합형 문항을 별도 공부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의도라 할 수 있다.

  김수중 이투스 과학논술팀장은 “과학논술의 경우 수능으로 과학II 과목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조미정 김영일교육컨설팅 연구소장은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으므로 수능 성적이 6월 모의수능보다 향상될 수 있다면 수능 이후에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을, 향상될 수 없다면 수능 이전에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 위주로 선택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지혜 객원기자 (ppar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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